제주의 독립영웅 '최정숙' 뮤지컬로 부활하다
제주의 독립영웅 '최정숙' 뮤지컬로 부활하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6.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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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 ‘동텃저 혼저글라: 뮤지컬 최정숙’ 첫 선보여
3~5일 오후 3시와 7시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무료 공연

3‧1운동과 4‧3을 거쳤던 제주지역 여성 독립운동가인 최정숙 전 제주도교육감(1902~1977)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뮤지컬로 재탄생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천주교제주교구 3‧1운동 100주년 기념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는 3~5일 오후 3시와 7시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동텃저 혼저글라: 뮤지컬 최정숙’을 무료로 초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후원한 이번 뮤지컬은 독립운동가이자 도내 여성 선각자였던 최정숙 선생을 중심으로 우리민족이 거쳐야 했던 현대사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뮤지컬의 큰 역사적 줄기는 3‧1운동과 4‧3에 맞춰져 있다. 극중에는 최 선생이 걸었던 발자취에 반하는 가상인물인 옛 친구 노덕만을 추가해 대립적 요소를 이룬다.

이충훈 연출가는 “노덕만은 3‧1운동에서는 친일파로 변절해 광복 이후 4‧3에서는 미군정에 기대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경찰이 된다”며 “그는 외압에 민족성과 현실의 유혹 사이를 갈등하는 인간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3‧1운동엔 제주출신 최정숙‧강평국‧고수선 선생이 경성여고 유학시절 79명의 학생소녀결사대를 조직해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장면을 담았다. 4‧3엔 제주로 돌아온 최 선생이 가난과 고통 속에 머물러 있는 제주인들의 교육과 여성운동에 앞장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4‧3으로 진압되는 주민의 고통은 3분 간 동백꽃을 상징하는 붉은 빛 조명과 4‧3학살터였던 정방폭포가 역류하는 미디어아트, 배우들의 몸짓으로 표현했다.

또 창작곡 20곡이 포함된 이번 뮤지컬에서는 최 선생이 자신을 키워준 고향인 제주에 다시 돌아오겠다는 메시지와 옥고 끝에 사망한 오랜 동료 강평국의 독립에 대한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 다짐, 일제에 변절한 노덕만과의 갈등, 하얀 배경의 태극기에 대한 감탄, 3‧1 독립선언문의 대사 반복 등을 창작곡으로 표현해 감동을 자아냈다.

문창우 주교는 "이번 뮤지컬은 최정숙에 대한 평가와 인물 조명만이 아니라 이들의 삶을 통해 오늘의 우리가 살아내야 할 올바른 가치와 제주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당당히 헤쳐나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5일까지 제주아트센터에서 초연을 마친 이후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광화문아트홀에서, 8월 29~30일 제주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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