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은 20대~30대 사회 초년생은 물론 30대~40대 부부들의 로망이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귀포시청이 있는 서귀포시 서홍동 지역에서 2011년에 지어진 84㎡ 규모의 아파트 1채 가격은 1억7000만원~2억원 수준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아파트 1채 가격은 2억4000만원~3억원 수준으로 올랐다.
새로 지은 아파트 1채 가격은 3억원을 훌쩍 넘어 4억원선까지 높아졌다.
연봉 4000만원인 가장이 꼬박 10년을 모아야 하는 집값의 현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들게 한다.
최근 불경기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에도 주택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귀포시 동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를 놓고 예비입주자 90여 명이 ‘부실시공’ ‘사용검사 절차 중단’ 손팻말을 들고 입주를 거부하며 거리로 나왔다.
지난 21일 서귀포시청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예비입주자는 “결혼한 지 8년 만에 장만한 4억원짜리 아파트가 중고 아파트보다 더 엉망진창이었다”며 “주차장 벽면에는 물이 줄줄 새고 창틀은 뒤틀어져 창문이 제대로 끼워져 있지도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예비입주자는 “아파트 전체 공용계단에서 100여 건의 누수가 확인돼 무너질까 무섭다”라며 “시공사는 미세한 틈으로 누수가 발생, 보수가 가능하다며 입주민을 기망하고 부실시공의 문제점을 덮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이들은 아파트 계약 해지를 촉구하고 준공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행복해야 할 내 집 마련의 꿈이 악몽으로 변한 순간.
집은 인간 생활의 기본적인 요소인 ‘의식주’ 중 하나로 우리의 생명과 건강뿐만 아니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안전한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이상 악몽으로 변하지 않도록 허가권자인 서귀포시가 억울할 피해자가 없도록 ‘부실시공’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주길 기대한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