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면 쉽게 잠을 못 이룬다는 사람이 있다. 또는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쿵쾅거려 불안해지고 어쩔 줄 모른다는 사람도 있다. 바로 카페인으로 인한 카페니즘 때문이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은 1820년 커피콩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커피뿐만 아니라 코코아 열매(Cocoa Beans), 콜라 너트(Cola Nuts), 차 나뭇잎에도 들어있다. 카페인 함유량은 인스턴트 커피의 경우 66㎎/잔, 레귤러커피(드립식) 112㎎/잔, 캔커피 46㎎/100㎖, 차 27㎎/잔, 코코아 5㎎/잔, 콜라 40㎎/300㎖, 초콜릿 20㎎/30g이다.

적당량의 카페인은 정상적인 성인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는 무독성이다. 사람에 대한 카페인 경구 치사량은 약 10g 정도이며, 이는 심하게 끓여 조리한 커피 100잔 또는 콜라 200캔을 30분 이내에 섭취한 양에 해당된다.

카페인은 약간의 중추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주의력 및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고, 운동 및 업무 능력을 증진시키며, 중년의 성인들에게는 인지능력 및 기억력을 높여주는 등의 생리 활성 효과가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 1~2잔 또는 3~4잔 정도의 커피 음용은 거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식품이나 음료보다도 많은 항산화제가 들어있는 것이 커피다. 특히 커피를 볶을 때 생겨나는 멜라노딘(Melanodin)의 상당 부분이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Polyphenol)로 돼 있어 커피를 강력한 항산화제로 만들어 준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많은데 이들 연구 결과는 커피가 여러 종류의 암(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을 예방하거나 그 빈도를 낮출 수 있음을 증명한다.

미국 식품기술연구소(IFT) 영양생물학자인 로저 클레멘스 박사는 과학전문지 ‘식품기술(Food Technology)’의 ‘의학과 건강’ 칼럼에서 지난 30년간 발표된 커피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커피를 하루 3~5잔 마실 경우 무엇보다 혈당조절을 개선해 제2형(성인)당뇨병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 커피는 신장결석, 우울증, 알츠하이머병 등 일부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최소한 하루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 파킨슨병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커피는 이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우리 몸에 미친다. 가령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은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해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를 빠르게 하고 신장의 움직임을 촉진시킴으로써 배설 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술을 마신 후 한 잔의 물과 커피를 마시면 숙취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퓨란(Furan)류는 마늘 냄새를 없애는 효과가 뛰어나 입 냄새를 없앨 수 있다. 단, 이때는 커피에 우유나 크림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가 제격이다.

커피는 건강에 이로울까, 해로울까? 왜 의사들은 툭 하면 진단 말미에 ‘커피는 당분간 금하세요’라고 덧붙일까? 그동안 커피와 건강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커피를 마실 때 사람들은 카페인으로 인한 중독을 가장 걱정한다.

얼마 전만 해도 커피는 카페인 때문에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독물질이나 최소한 습관성의 나쁜 물질로 규정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적당량의 카페인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커피는 간암과 성인병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춰주며 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커피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몇 잔의 커피가 적당한지를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마시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정답이다. 리얼리즘의 대표적 작가인 발자크는 하루에 60잔 이상을 마셨다는 전설적인 기록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한 잔의 커피에도 자신의 컨디션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커피가 건강에 좋다는 여러 가지 연구도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도 많이 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에게 적당한 커피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아는 것이 커피를 제대로 마시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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