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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까지 가세한 ‘고사리 꺾기’ 열풍
관광객까지 가세한 ‘고사리 꺾기’ 열풍
  • 제주일보
  • 승인 2019.04.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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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는 고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고사리를 찾아내는 눈맛과 툭툭 꺾는 손맛에다 직접 꺾은 햇고사리를 먹어 보는 고사리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최근에는 관광보다는 고사리만 꺾으러 다니는 고사리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관광객들까지 고사리 꺾기 행렬에 가세했다.

그러다 보니 진료실의 의사도 연구실의 교수도 휴일이면 한 번쯤은 고사리꾼으로 변신한다. 심지어 해녀들도 물질을 멈추고 바다가 아닌 들판으로 향한다. 노인들로 넘쳐나던 동네 병원은 손님들이 뚝 끊기면서 비수기를 맞는다.

동네 경로당도 마을회관도 개점휴업이다. 할망(할머니), 하르방(할아버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사리 사냥을 떠난 탓이다.

마침내 올 봄에도 제주에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가 발령됐다. 고사리를 채취하거나 산길을 걷다가 길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면서다.

지난 주말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고사리 길 잃음 사고가 발생하는 등 올해 들어 21일까지 벌써 30건의 고사리 채취 길 잃음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진 큰 사고 없이 31명이 발견됐다.

하지만 2016426일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고사리를 꺾으러 나간 70대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수색에 나섰지만, 다음 날 오후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집계 결과 최근 3년간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는 모두 240건으로, 이 중 고사리를 꺾다가 길을 잃은 경우가 111(4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둘레길 탐방 35(14.5%), 오름 탐방 19(7.9%) 등의 순이었다. 월별로는 고사리 채취객이 늘어나는 4(100)5(45)에 집중된다.

이는 제주 고사리가 크고 굵으면서도 연하고 부드러워 큰 인기를 끄는 때문이다. 한라산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단백질·칼슘·철분·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과거 궐채(蕨菜)’라는 이름으로 임금님께 진상됐다.

제주산 고사리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최고의 품질답게 소고기보다도 비싸다. 1제주 한우 등심이 7만여 원인데 잘 말린 제주 햇고사리는 12~13만원을 호가한다.

문제는 제주 고사리가 오름과 곶자왈, 숲이 있는 중산간 지역(해발 200~600m)에 주로 분포한다는 점이다. 방향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들판이나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바닥만 보며 고사리 꺾기에 집중하다가 길을 잃고 있는 것이다. 소방안전본부가 고사리철을 맞아 현장에 인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도민들도 나 홀로 채취를 삼가고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호각이나 휴대폰 등을 항시 휴대해야 한다.

올해 고사리 시즌도 별 사고 없이 싱그러운 봄날이 됐으며 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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