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5년, 아직도 먼 ‘안전한 대한민국’
세월호 5년, 아직도 먼 ‘안전한 대한민국’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4.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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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등 도내 곳곳에는 노란 물결이 일었다. 2014416일 침몰한 세월호 5주기를 맞아 시민들은 추모 공간을 찾아 그 날의 교훈을 되새겼다.

그 날 오전 850분쯤이었다. 인천에서 제주도로 오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에서 전복돼 침몰했다. 해경을 비롯한 당국이 손을 쓰지 못하고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돼 온 나라가 통곡했다. 특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오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 중에 희생자가 많이 나옴에 따라 지켜보던 국민의 마음은 무너졌다.

배는 금방 가라앉지 않고 오랫동안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지만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배에 그대로 있으라는 잘못된 정보가 방송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사고 후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급격한 진행 방향 변경과 화물 과적, 고박 불량, 무리한 선체 증축 등을 밝혀냈다.

이렇게 가슴 아픈 사건이지만 이제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세월호를 둘러싼 모든 갈등을 걷어내고 화합의 길로 들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대한민국호가 침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 사회 안전시스템과 위기 대응 능력이 얼마나 허술한지 뼈아픈 반성을 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말만 요란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이후 과적 운항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계량증명 제도의 허점이 드러났지만 5년째 나 몰라라다.

계량증명 제도란 여객선에 화물차량을 적재하기 위해 공인계량소에서 화물 목록과 화물의 무게를 재 계량증명서를 발급받은 후 이를 승선 과정에서 선사에 제출하는 제도다. 선사는 이 같은 계량증명서를 토대로 화물 중량을 계산하고 선박 복원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화물차량을 승선시키고 있다.

문제는 도내 대부분 화물차량이 이용하는 공인계량소가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해 있다는데 있다. 제주항과 거리가 멀어 공인계량소에서 계량을 마치고 제주항으로 이동하는 사이, 화물을 추가로 적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에 더해 미리 계량증명서를 발급받아 화물차량 기사들에게 제공하거나 계량증명서 자체를 위조하는 사례도 적발되고 있다. 계량장비를 제주항 인근 부지에 마련하면 해결될 간단한 일을 여지껏 해결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는 더 이상 정쟁과 분열의 대상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가 세월호 5주기를 추모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을 청산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자는 다짐이다.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우리 사회가 화합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희생자 가족과 일반 시민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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