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예술가가 표현한 제주4‧3 '눈길'
국내‧외 예술가가 표현한 제주4‧3 '눈길'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4.0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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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미술인협회 제26회 4‧3미술제 ‘경야(經夜)’ 개막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오는 30일까지 개최
관객들이 제26회 4‧3미술제인 ‘경야(經夜)’를 관람하고 있다.

국내‧외 민중 예술가들이 제주로 모여 4‧3의 아픔을 예술로 공감하는 장이 펼쳐지고 있다.

탐라미술인협회(대표 양미경)가 주최하는 제26회 4‧3미술제인 ‘경야(經夜)’가 지난 3일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개막식을 갖고 오는 30일까지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엔 4‧3의 연장선상에서 국가와 인간의 소수에 대한 모든 폭력과 차별, 편견 등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아낸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5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탐미협 회원 작품엔 작가들이 4‧3을 겪은 세대와 유족을 직접 만나 작업한 실험적 작품들이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4‧3생존희생자들과 함께 그림채록 작업을 진행했던 박선영 작가는 4‧3을 겪은 어르신 20명의 초상화를 병치해놓은 작품 ‘섬의 얼굴’을 출품했다.

고승욱 작가는 지난해 4월 유족들이 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고 사진으로 남기는 행사를 진행, 그 메시지를 모아 ‘백 명이 쓴 비석’이란 의미를 담은 ‘백비(百碑)’를 만들었다.

국내 초대작가 작품엔 4‧3과 더불어 이와 비슷한 역사를 가진 국내 역사와 시대 현안 등을 아울러 작품을 제작했다.

여상희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수용됐던 대전감옥소의 모형을 신문지로 제작했다. 홍진숙 작가는 구럼비 바위의 나뭇잎을 따 모노타입 기법으로 옮겨 강정마을과 미세먼지 등 시대적 현안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다당 크리스탄토 작가는 지난달 27일 제주에 도착해 4‧3유적지인 다랑쉬 굴과 정방폭포, 서달오름을 직접 둘러보고 그곳의 흙과 풀, 돌가루를 활용해 만든 신작 ‘제주에서 나온 유골’을 선보였다. 화면엔 거대한 유골 형상이 드러난다.

사이플 분 작가는 지난해 4월 남북 두 정상의 만남에서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떠올리고 이들의 두 발을 병치한 사진에 한쪽에는 구두를, 다른 한쪽에는 모래 발자국을 감상할 수 있게 한 ‘흔치않은 발자국’을 전시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개성과 메시지를 담은 회화‧판화‧설치‧영상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이소현 작 '배'
이소현 작 '배'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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