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회현상에 대한 대책 세울 때
‘나홀로’ 사회현상에 대한 대책 세울 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3.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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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질환과 장애에 시달리면서도 주변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취사·빨래는커녕 세수, 옷 입기 등 제 한 몸 가누기조차 어려운 경우도 상당수다. 더구나 외딴 셋방에서 숨을 거둬 한참 지난 뒤에야 사망 사실이 알려지는 어처구니없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역사회의 노인복지 대책이 과거에 비해 달라졌다고 하지만 그들의 실제 생활 모습을 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뿐이다.

라면으로 세끼를 때우는가 하면 치매·고혈압·관절염 등으로 하루하루 고통과 번민으로 지새는 경우도 적지 않다니 고령사회의 짙은 그늘을 말해준다.

심지어 추운 날씨에 홀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지내는 처지도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독거노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 가정의 개념이 해체됨으로써 부모 봉양이 소홀해진 데다 빈곤층이 갈수록 증가하는 탓이다.

최근 들어서는 자식들에게 얹혀살기 싫다며 홀로 지내는 풍조가 중산층에까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어느 몇 가정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 급속한 고령 추세에 따라 우리 사회가 떠맡아야 하는 과제다.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가 발표한 ‘1인 가구 실태조사 및 고독사 방지대책에 따르면 도내 1인 가구는 총 68738가구로 전체 24215가구의 28.6%를 차지했다.(2017년 기준)

특히 1인 가구 중 40~64세 중·장년 1인 가구의 비율은 200533.6%, 201039.3%, 201547.5%, 201648.8%, 201749.2%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혼자 사는 중·장년층들은 경제·신체·정서·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독사로 이어지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한다.

혼자 사는 것은 참으로 외로운 일이다. 신체적 질병 이외에 고독이라는 보이지 않는 병과 싸워야 한다. 젊어 혼자 사는 것은 자기 선택이라고 자위할 수 있으나 중·장년층에 이르면 좋아서 그렇게 사는 게 아니다.

사회적 가치관이 급변하고 문화적 공감대가 각개화하면서 맞닥뜨리게 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우리만 겪는 일은 아니다. 가까운 일본은 좀 더 심해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나홀로 집이다.

부부가 같이 사는 가구나 부모 자녀가 함께 사는 집에 비해 나홀로 사는 집의 비율이 커지면 커질수록 사회적 건강도는 그만큼 낮아질 것이다. 바로 사회적 부작용을 증대시키는 원인이 된다.

홀로 사는 사람들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끌어들이려면 문화·복지의 혜택이 중단없이 제공되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소형주택 보급과 나홀로 가구를 위한 의료 확대 등은 우선 필요한 정책이다.

정부와 지역 사회가 나홀로사회현상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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