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SNS에 3·1절 태극기 게양했다"
"난 SNS에 3·1절 태극기 게양했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3.03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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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태극기 게양에 대한 현대인들의 자세는 흥미로웠다. 대한민국 국기법은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엄연한 국경일인데 태극기 걸어야지”라고 말한다.

반면 “꼭 ‘오프라인’일 필요는 없다. 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태극기 게양에 동참했다”고도 한다.

3·1절에 SNS를 구경해보니 꼭 광장이 아니더라도 온라인상에서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호국 영령들을 기억하겠다는 메시지가 넘쳤다.

또 ‘3·1절’, ‘태극기’ ‘독립운동’ 등의 해시태그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몇몇은 직접 그린 태극기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 법은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토록 하고 있으나 사람들의 인식은 변하고 있다.

단순히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 말고도 SNS 등을 통해 국경일의 뜻을 같이한다는 데 의미를 더 두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1일 주택가, 아파트 등에서는 태극기를 게양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사무소에서도 주민 복지 차원에서 태극기를 판매하고 있으나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신축 오피스텔, 아파트 등에서도 국기 거치대가 없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박모씨(25)는 “3·1절 말고도 5대 국경일이 뭐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SNS를 통해 무슨 날인지 알게되고 그 뜻을 같이하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아무리 세태가 변했다고 해도 ‘찬밥 신세’를 받고 있는 태극기를 보면 씁쓸함이 남기도 한다.

한 취업전문 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성인 3명 중 1명은 “집에 태극기가 없다”고 답했다.

여기에 태극기는 이사하다가 버려지기도 하고 창고 구석에 처박혀 있다가 잊혀지는 존재가 되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3·1절, 흥미로움과 씁쓸함이 교차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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