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제주 조합장 선거에 거는 기대
3·13 제주 조합장 선거에 거는 기대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19.02.28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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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섬이 또다시 선거 바람에 빠졌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가 그제(27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후보자등록을 마감한 결과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농협 23개, 수협 7개, 산립조합 2개 등 도내 32개 조합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제주시 지역 40명, 서귀포시 지역 34명 등 모두 7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많은 후보자가 등록한 조합은 5명이 등록한 위미농협이다.

후보자가 1명만 등록해 투표하지 않는 조합(무투표 조합)은 제주축협·제주시수협·안덕농협·남원농협·서귀포수협 등 5곳이다.

어제(28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선거운동은 공직선거와 달리 후보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제주지역 조합장 선거 선거인은 10만명이 넘지만, 무투표 조합의 선거인을 제외하면 실제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은 8만6000여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제 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도내 31개 조합에 모두 71명의 후보가 등록해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2개 조합 제주경제 모세혈관

제주의 32개 농어촌지역 조합은 지역경제와 금융의 모세혈관이다.

주민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는 조합원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 전체에 미친다. 이번 선거는 각 지역의 농업, 어업, 축산업을 이끌어 갈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공명선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된다. 가뜩이나 제주는 지금 월동 채소류의 과잉생산과 감귤가격 하락, 수산물 소비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 따라서 생산자단체인 농수협의 역할은 막중하다.

누가 조합장이 되느냐에 따라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만큼 인물과 자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 후보는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선거가 공명선거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의 현명한 태도와 선택이 중요하다. 조합장은 자치단체장 못지않게 지역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미 경험에서 터득했듯 조합 운영의 성패에 따라 조합원들의 복지로 상징되는 혜택이 달라진다. 지역이 한정된 제주의 농수협은 말 그대로 지역경제의 중심이다.

때문에 투표권을 행사할 조합원은 사사로운 감정을 털어내 어느 후보가 조합운영에 더 적합한지를 찾아내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제주농어촌에 희망 줘야

이번에 동시 선거를 치르는 지역농협은 부정선거에 연루되면 ‘중앙회 자금 지원 제한’, ‘직원 표창 제한’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는 부정선거의 피해가 해당 조합원·직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선거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당하다. 조합원들과 후보자들의 그릇된 인식이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사회를 사분오열시키고 자긍심에 심각한 상처를 준다.

일부 지역에선 벌써 후보 간 비방이 도를 넘어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선거과열은 결국 후유증으로 이어진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선거후유증까지 앓게 된다면 제주농어촌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후보와 조합원은 누구보다도 지금의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 위기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타개할 능력 있는 후보들이 더 좋은 비전으로 경쟁하지 않으면 조합의 위기를 넘어 농어촌의 위기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공명선거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선만 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후보에게 냉정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정정당당한 선거문화를 만들 때 조합이 조합원을 위한 진정한 협동조합으로 자리 잡게 된다.

오는 13일 치러지는 조합장 선거가 분열과 갈등이라는 퇴행이 아닌 진정 제주농어촌에 희망의 빛을 비추는 전진의 기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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