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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생존수형인 현창용 할아버지 별세
제주4·3 생존수형인 현창용 할아버지 별세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2.1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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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노환으로 눈 감아
공소기각 판결 21일만

제주4·3 생존수형인인 현창용 할아버지가 지난 7일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사실상 무죄 판결인 ‘공소 기각’ 선고를 받은 이후 21일 만이다.

현 할아버지는 노환으로 눈을 감을 때까지 치유되지 않는 한과 연좌제라는 사슬에 묶여 일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왔다.

현 할아버지의 비극은 4·3 당시인 1948년 9월 26일 오전 2시 갑작스레 집으로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아무 이유 없이 경찰에 연행돼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던 현 할아버지의 나이는 당시 16세에 불과했다.

허위 자백과 진술 끝에 1948년 12월 8일 열린 제1차 군사재판에 서게 된 현 할아버지는 내란죄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아 인천형무소에 수감됐다.

‘사상범’ ‘빨갱이’로 낙인찍힌 현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에도 수감 생활을 이어갔고, 결국 20년이 지난 후에야 출소할 수 있었다.

생전 현 할아버지는 “모진 매질과 물고문, 전기고문을 받다가 경찰들이 작성한 조서에 지장을 찍었다”며 “고문보다 한스러운 것은 연좌제다. 법학을 공부한 딸이 회사에 취업했다가 내 신분 때문에 입사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나마 지난달 17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재판에서 ‘공소 기각’ 판결로 명예를 회복했지만 향후 이어질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등을 지켜보지 못하게 됨에 따라 주의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양동윤 제주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대표는 “현 할아버지의 별세가 곧 4·3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되는 이유”라며 “다른 생존 희생자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명예 회복은 물론 합당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 할아버지의 빈소는 중앙병원 장례식장 6분향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30분이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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