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정부평가 ‘우수기관’ 답게
국토부, 정부평가 ‘우수기관’ 답게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9.01.27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가진 제주 2공항 착수보고회(22일)에 비판이 이어지자 보도참고자료를 내놓았다. 2쪽짜리 자료에는 그간 국토부가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대책위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30여차례의 토론’ ‘3개월간 검토위 구성과 9차례 토론’ ‘착수보고회에 예정에도 없던 반대주민들이 참석 가능하도록 안내’ 등 국토부 자료만 보면 민주적 절차와 주민들을 위해 친절한 과정을 거친 듯 보인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달라진다. 성산반대대책위-범도민행동은 ‘30여차례의 토론’을 누구와 했는지 묻는다. 또 검토위 구성이후 쟁점사항에 대한 부실한 자료공개, 지금껏 진행과정에 대해 공문하나 제대로 보냈는지 되묻는다.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국토부 차관면담은, 앞에선 대화하자면서 정작 ‘비공개 착수보고회를 진행시켜’ 반대주민들을 더욱 자극시켰다.

제2공항은 ‘바뀔 수 없는 결정’이란 전제 이다보니, 양측이 진행해온 검토위의 여러 쟁점   역시 ‘별것 아닌’ 게 된다. 소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신조어)식이다.

평행선을 달리는 사안이다. 오죽했으면 ‘지나치게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아온 제주도의회 마저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채택하고 김현미 장관을 겨냥했을까? 갈등이 깊어질수록 대화와 협의, 민주적 절차가 더 필요하다는 건 ‘절차적 투명성 확보’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원칙이기도 하다.

도민들이 매년 1500만명 규모의 양적관광을 놓고 성찰을 하고 있다. 교통체증, 쓰레기문제, 상·하수도 등등 ‘개발홍역’에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지 고민하는 목소리들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일방성은 갈등을 낳기 마련이다. 시대착오적이다. 3년 연속 정부업무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은 국토부가 ‘답정너’식이면 곤란하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