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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부모, 잘도 재미진 시간을 보내다(3)
소년과 부모, 잘도 재미진 시간을 보내다(3)
  • 제주일보
  • 승인 2019.01.08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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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숙 제주지방법원 가사상담 위원·백록통합상담센터 공동소장

어느 덧 이 칼럼을 쓴 지도 3년을 넘기는 듯하다.

3년여 칼럼을 쓰는 동안 가장 열렬한 독자였던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이사를 가셨다. 그리고 필자는 상담과 강의의 주 무대를 서울에서 제주로 옮겼다.

고정 코너를 3년 동안 묵묵하게 내어준 제주일보 관계자분들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마음의 파동들을 실은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근래 몇 달간 연재한 소년 재판과 관련한 이야기들은 필자가 제주법원 소년보호사건 위탁보호위원으로 있으면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다.

제주의 아이들. 필자 역시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아이였던 터라 더 애틋한 마음이 들고 어느 덧 부모가 된 세월을 보낸지라 부모의 애 타는 마음도 스며들어 뭉클한 마음이 겹친다.

소년재판에서 1호 처분인 상담위탁명령을 받은 아이들의 경우 보호자도 함께 상담에 참여토록 하는 게 필수다.

보호자가 상담에 참여했을 때 보이는 반응은 다양하다.

착하고 모범적인 아이였는데, 이번 일로 아이에게 부모가 아는 모습만이 아닌 다른 모습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번 참에 부모도 자식을 아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되레 잘 됐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크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걸 이렇게 경찰이다, 검찰이다, 법원이다 하며 크게 다루니 오히려 아이가 상처받는 것 같다.”

어릴 땐 안 그러더니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고 작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 혼내기도 하고 달래도 봤는데 좀 달라지는 듯하다 조금 지나니 또 사고를 친다. 내 자식이지만 내 뜻대로 안 된다. 어디 좀 가서 제대로 교육받고 왔으면 좋겠다.”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다.

이번 일 때문에 부모님께 걱정을 너무 많이 끼쳐드렸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안 할 거다. 부모님 속상해하시는 거 보니깐 정말 마음이 아프다.”

다른 아이들도 다 하는데 이번에 재수가 없어서 나만 걸렸다.”

어릴 때부터 맞고 자랐다. 한 쪽 부모 얼굴은 아예 모른다. 뭐 필요해서 사야 한다고 말하면 돈 먹는 하마라고 하고 친구 집에서 놀다 간다고 하면 아예 그 집에서 살아라라고 한다.”

부모와 자녀가 갖는 마음이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상담을 통해 자녀는 부모에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고 부모를 이해하고 미래의 부모가 되는 과정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부모는 자녀의 발달과정을 익히며 특히 청소년 자녀가 가지는 급격한 몸의 변화와 격앙된 정서, 긴장감, 불안정성, 일관성이 없고 감정의 변화와 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상담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나면 12일간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하는 캠프에 참여한다.

지난해 10월 열린 캠프는 부모 중 한 쪽 부모와 자녀가 참여토록 했다.

부모와 자녀가 작은 한 팀이 되고 이 한 팀이 여럿 모여 큰 한 팀이 되도록 해 큰 조를 2개 만들었다. 그리고 임무를 줬다. 제비뽑기로 뽑은 임무는 부모-자녀 하트 모양 만들어 사진 찍기, 부모-자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등이다.

가족이 사진을 전송하면 캠프 진행자들이 프린트해 미션을 마친 참가자에게 액자와 함께 나눠줬다.

그리고 제주 바다가 넘실대는 식당에서 부모와 자녀가 실컷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한 객실에 한 가족씩 하룻밤을 지내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자녀와 부모는 소년의 문제에 집중한다.

다음 날 아침 식사 후 부모끼리, 자녀끼리 집단 상담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부모도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한다는 것을 알고 부모들은 많이 안도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가장 사랑하는데 그 마음이 엇나갈 때 그 엇나감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해 부모와 자식은 애가 타기 마련이다. 이때 상담전문가가 이들에게 건강한 개입을 해 가족 간 대립이 생기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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