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만에 4·3 영령 참배 나선 경찰 "많이 늦었습니다"
71년만에 4·3 영령 참배 나선 경찰 "많이 늦었습니다"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9.01.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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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 "이번 참배, 도민 통합과 화합의 계기 됐으면"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직무대행 "사실상 과거 잘못에 대한 사과"
4ㆍ3 이후 처음으로 4ㆍ3평화공원을 공식 방문한 제주경찰 지휘부가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4ㆍ3 이후 처음으로 4ㆍ3평화공원을 공식 방문한 제주경찰 지휘부가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우선 많이 늦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경찰 지휘부가 사상 처음으로 4·3 평화공원을 찾아 공권력에 희생된 영령의 넋을 위로했다.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제주경찰 지휘부는 2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4·3 영령을 위로하고 평화공원을 둘러봤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제주 4·3 유족들도 이날 경찰 지휘부와 함께 참배에 나섰다.

이상철 청장은 위령제단에 헌화화 분향을 한 후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의 안내로 위패봉안소, 행방불명인 희생자 묘역 등을 돌아보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상철 청장은 위패봉안소에서 작성한 방명록에 '어둡고 추웠던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서서 이제는 화합과 통합, 상생의 상징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남기는 등 평화공원 방문 내내 화합과 통합을 강조했다.

2일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위패봉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일 이상철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위패봉안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상철 청장은 "제주 4·3을 새롭게 조명해 이를 도민 통합과 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법적 판단을 떠나서 (올해가) 제주 4·3이 새롭게 조명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경찰의 평화공원 방문을 환영했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직무대행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평화공원에 오면서 당시 경찰의 대처가 조금 나았으면, 사태를 잘 수습했으면 4·3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제주경찰의 이번 4·3평화공원 방문을 사실상 과거의 잘못에 대한 사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 직무대행은 이어 “(경찰의) 이번 평화공원 참배가 도민이 하나가 되는 첫걸음, 제주와 대한민국이 평화로 가는 첫 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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