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나홀로’ 기업 지원하기 바란다
장애인 ‘나홀로’ 기업 지원하기 바란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2.0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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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편견과 차별은 여전하다. 장애인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일자리다.

취업이 힘들면 스스로 업체라도 만들어 일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이 운영하는 기업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내 장애인 기업 190곳을 조사해본 결과 절반 이상이 나홀로’ 1인 기업이고(56.8%, 108) 3곳 중 1곳은 연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장애인 기업이 기업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하다는 의미다.

이런 장애인 기업들이 제주도에 바라는 점은 자영업자 지원 강화(38.2%)와 정책자금 지원 확대(30.7%), 공공구매 확대(13.1%) 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제주도가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장애인 기업 특성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란 단순히 소득 보장에 그치지 않고, 노동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사회에 참여하는 통로와도 같다. 장애인 복지의 기본이 일자리인 것이다. 헌법에 명시된 장애인 보호 의무를 저버리며 장애인의 일자리를 마련하지 못 하면 장애인 복지를 말할 자격이 없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꽤 나아지긴 했어도 장애인 일자리 문제만은 여전히 후진 사회다. 장애인이 움직이고 일할 수 있는 사회 인프라를 갖춰놓지 않고서 선진 사회라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다.

직장과 거리에서 약하고 힘든 장애인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사회일수록 문명지수가 낮은 것이라는 말을 새겨야 한다.

장애인 문제는 지금 장애인인 이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생각해도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살아가면서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여러 발표에서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은 약 300만명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실제 장애인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이 장애인단체 등의 추정이다.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들을 고려해도 장애인의 몇 배나 되는 사람들이 장애 관련 인구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장애는 선천성보다는 후천성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장애인 중 89%가 후천적 원인에 의한 장애인들이다. 장애인 문제가 곧 비장애인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복지 정책의 역사에서 확인된 하나의 금언은 그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일 때 전체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 전체의 삶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그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제주도는 장애인 기업을 육성하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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