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이 강정마을 주민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가족 간의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강정마을 주민 건강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실시됐으며 만 20세 이상 강정마을 주민 1918명 중 713명(37.2%)이 설문에 참여했다.
응답자의 30%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 12.8%가 ‘우울증상군’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6년 전국 정신건강실태조사에서 나온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평생 유병률 1.5%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해군기지 건설 이후 ‘가족 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5.2%,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발생했다’는 49.9%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과의 갈등 또는 지역사회 불이익을 경험했다’는 36.8%로 집계됐다.
아울러 3.2%가 ‘높은 자살경향성’, 10.97%가 ‘중간 자살경향성’, 9.4%가 ‘낮은 자살경향성’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자살 생각을 한 번이라도 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3%에 해당, 전국평균 4.6%를 크게 웃돌았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매우 좋음’ 또는 ‘좋음’이 36.8%, ‘건강하지 못하다’가 26.8%로 나타났다. ‘건강검진 수검률’은 65.2%로 지난해 전국 평균 수검률 78.6%보다 낮았다.
김문두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서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가 높으며, 사회적 지지를 잘못 받고 있고 자살경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군에 대한 의료지원 및 심리지원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