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근탕
갈근탕
  • 제주일보
  • 승인 201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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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한의사

양극즉음(陽極則陰 陰極則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음이 다하면 양이 되고 양이 다하면 음으로 변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식물에도 적용이 되는데 극도로 하강하면 반대로 상승하고 극도로 상승하면 반대로 하강하게 됩니다. 나무가 위로 자라는 기운이 다하면 열매가 맺히는데 열매가 맺힌다는 것은 상승 작용이 다하여 하강하며 수렴하는 기운을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미자 산수유 복분자 산수유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오미자의 수렴하는 성질은 기침을 치료할 수 있고 복분자 산수유 등의 수렴작용은 소변이상 등을 치료하면서 신장 방광의 기운을 보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뿌리 부분은 하강하는 기운을 다한 것이므로 상승 작용을 가지게 되는데 칡뿌리(갈근), 황기 등 여러 약제에서 그런 작용을 볼 수 있습니다.

갈근 즉 칡뿌리는 땅속의 물기를 끌어올려 긴 덩굴에 공급하는 작용이 있는데 사람에 작용하게 되면 방광이나 장에 있는 물기를 피부나 머리끝까지 끌어올리게 합니다.

갈근을 이용한 한약 처방 중에 갈근탕이 있는데 감기에 흔히 쓰입니다. 약국, 한의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본인 역시 감기에 자주 처방하게 됩니다. 온갖 항생제 해열제에 듣지 않는 감기에 갈근탕 몇 번 먹고 뚝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갈근탕은 어떤 원리로 감기를 치료할까?

한의학에서 감기란 차갑거나 바람 부는 기운(풍한의 사기)이 인체의 외부를 침범한 것으로 봅니다. 차가운 기운이 들어왔으니 오한이 나고 그 기운을 물리치려고 발열 현상이 생깁니다. 인체의 제일 바깥 부분에서 정기와 사기가 싸우고 있으니 근육이 긴장되고 머리가 아픕니다. 위나 장의 기운까지 소모되면 설사 구토도 합니다. 이 때 몸을 따뜻하게 해서 땀을 흠뻑 내면 풍한의 사기가 땀을 따라 바깥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이것이 한의학에서 감기를 치료하는 기본 원칙입니다. 간혹 열이 난다고 냉수마찰이나 냉찜질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자칫 근육을 뭉치게 하고 땀구멍을 더욱 막아서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갈근탕은 갈근과 마황이 주 약재로 된 처방입니다.

마황은 주로 중국이나 파키스탄 등 외국에서 나는데 한약재 중에서 땀을 내는 능력이 가장 강한 약재입니다. 마황의 순은 사람의 땀구멍과 닮아서 가늘고 길게 생겼는데 그래서 그런지 땀구멍에서 쉽게 땀을 내게 해줍니다.

또한 마황은 식욕 억제 작용이 강하여 식욕 억제를 통한 비만 치료에 많이 쓰이기도 합니다. 실재로 갈근탕만 먹어도 식욕이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갈근탕에서의 마황은 갈근과 만나면 땀을 내는 작용이 더욱 강해집니다. 또한 인체 내부의 수분을 피부 근육에까지 공급하여 땀을 내며 엉킨 기운을 풀어주게 됩니다.

이렇게 갈근탕은 땀을 내는 작용을 배가하여 몸 안의 풍한사를 몰아내어 감기를 치료하게 됩니다. 다만 정기가 허하고 몸에 수분이 모자란 사람은 땀과 함께 정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고 몸 안에 수분이 고갈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예전에는 한의원에 공급되는 보험 한약들이 다 가루약으로만 되어 있어서 복용하기가 불편하였는데 요즘에는 시럽. 캡슐, 정제로 된 것들이 많이 나오면서 복용하기가 많이 편해졌습니다. 내년에는 탕약도 보험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한의학의 중흥기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닌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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