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공방’에 절규하는 ‘교실 밖 선생님’
‘갑질 공방’에 절규하는 ‘교실 밖 선생님’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8.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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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제주본부, ‘직장 갑질 119’로 제보 접수
매출 강요·상품 강매·일방적 계약 해지 등 호소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교실 밖 선생님’으로 불리는 도내 공부방 및 방문학습지 교사들이 ‘법적 사각지대’에서 절규하고 있다.

노동법에 적용받지 않는 ‘개인사업자’의 지위를 갖지만 매출 실적을 강요받거나 인격 모독을 당하는 등 사실상 본사 소속의 ‘갑-을 관계’에 놓이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스마트폰 무료 메신저에 개설한 ‘직장 갑질 119’ 오픈 채팅방을 통해 A출판사의 공부방 교사들로부터 수백건의 갑질 제보를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주요 제보 내용은 고가의 서적 구매, 매출 강요, 상품 강매, 내부여론 통제 및 감찰, 일방적인 계약 해지, 신규 회원·교사 모집 독촉 등이다.

일부 방문학습지 교사들 역시 공부방 교사들처럼 본사의 과도한 실적 요구에 속병을 앓고 있다.

제주시내 한 학부모는 “방문학습지 선생님이 집에 오셔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본사로부터 전화를 받더니 안절부절못해했다”며 “조심스레 이유를 물어보니 회원 모집에 대한 독촉이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A출판사와 공부방 교사들 간의 ‘갑질’ 공방은 최근 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A출판사 공부방을 운영했던 전·현직 교사 4명과 함께 ‘제주 공부방 피해교사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날 증언에 나선 B교사는 “처음 공부방을 시작할 때 소속 출판사에서 판매하는 300만원 상당의 전집을 구매하도록 강요받았다”며 “특히 위탁계약서에도 없는 출근을 요구하면서 결근하거나 지각할 때마다 벌금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C교사는 “계속되는 회원 모집 독촉에 가짜로 등록시킨 회원만 80여명에 이르렀다”며 “가짜 회원들의 교재비와 지도비가 월급을 넘어서면서 사채까지 써야 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도민의 방을 찾아온 A출판사 제주지점 관계자는 “매출을 강요하거나 폭언을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으며 “학생들을 많이 모집하면 해당 교사들은 교육수당을 더 받는다. 전혀 갑질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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