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이방인이 던진 메시지
제주4·3 70주년…이방인이 던진 메시지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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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는 희생자들에게 부채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달 30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찾은 한 이방인의 메시지다. 70년 전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한 그는 연신 ‘부채감’을 강조했다. 우리와 닮은, 우리가 닮고 싶은, 분단과 통일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가진 독일인이란 사실을 굳이 상기하지 않아도 그의 말은 충분히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을 이끈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그는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공권력에 의한 폭력은 있어선 안 된다. 이곳에 안치된 분들은 조국 분단에 항거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이다. 젊은 세대가 느껴야 될 점은 이 분들의 생명에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방문한 광주 5‧18민주묘지에서도 같은 맥락의 말을 남긴 바 있다. “젊은이들에게 민주주의는 투쟁해서 얻어지는 것이란 점을 기억시켜주는 장소다. 생명을 바쳐 지켜낸 민주주의를 젊은 세대가 잊지 않고 추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린 총성 대신 음악이 울려 퍼지는 세상에서 산다. 배고프면 따뜻한 밥을 먹고 때가 되면 공정한 투표를 한다. 아프면 병원도 간다. 국가는 이것을 지원하며 각종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당연해지기까지 무수한 희생이 있었다. 제주4‧3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총과 칼을 겨눴다. 우리네 할아버지와 할머니, 윗세대는 부당한 공권력에 맞서 싸우며 당연해야 하는 것들을 당연하게 만들었다.

슈뢰던 전 총리가 젊은 세대에게 ‘부채감’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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