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월리 골칫거리 '폐교'가 달라졌다
제주 명월리 골칫거리 '폐교'가 달라졌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11.05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3년 폐교된 한림읍 명월국민학교의 변신
주민들 "아이들 다시 뛰놀 수 있도록 해보자"
청년일터·전시공간·월요장터 등 관광객 호응
주민주도 마을사업 성공모델 거듭날지 주목
5일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의 ‘명월국민학교’가 마을주민들의 주도로 예전 학교의 모습을 간직한 채 가족 단위 관광객 등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방문객이 줄줄이 발걸음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5일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의 ‘명월국민학교’가 마을주민들의 주도로 예전 학교의 모습을 간직한 채 가족 단위 관광객 등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방문객이 줄줄이 발걸음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제주지역의 한 폐교가 마을주민들의 주도로 청년일터·전시공간·월요장터로 재탄생, 도민과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특히 마을주민들이 “아이들이 다시 뛰놀 수 있도록 만들자"며 합심한 결과 마을의 골칫덩어리였던 폐교는 가족단위 관광객의 명소이자 마을의 자랑으로 거듭나고 있다.

화제의 폐교는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의 ‘명월국민학교’다. 5일 찾은 학교 운동장에는 오전부터 갖가지 수공예품을 판매하러 온 상인들이 장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교실에는 예술작품이 전시돼 있는가하면 옆 교실에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책 등 문구제품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옛 학교의 분위기를 자녀들과 함께 즐기러 온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발걸음하면서 이날도 오전 내내 붐볐다.

명월리에 따르면 명월국민학교는 1993년 폐교됐다. 20년 넘게 이렇다 할 활용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이 폐교는 지난해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족단위 관광객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만들기에 마을주민들이 두 팔 걷고 나서면서다.

명월리 주민들은 제주도교육청으로부터 폐교를 무상임대했고 마을예산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올해 초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하순부터 수공예품 판매점과 카페, 월요장터 등이 운영되고 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점차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 마을주민은 "주말에는 운동장에 마련된 주차장 이용이 힘들어 학교 밖까지 방문차량이 줄지을 정도"라며 "마을에 활력이 돌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광 명소도, 특산품도 없던 명월리는 사람이 찾는 마을로 변화하고 있다.

명월리 양돈농가 16곳도 변화에 한몫했다. 양돈농가는 지난해부터 악취저감사업에 적극 나서 마을 살리기에 동참했다.

지속적인 노력으로 악취가 점차 줄면서 지난해 30여 건에 달했던 민원도 올해 20여 건으로 줄었다는 게 제주시 측의 설명이다.

박숭범 제주시 명월리 청년회 마을사업추진위원장은 “마을에서 아이들이 점점 사라지고 의미 없는 공간이 돼버린 폐교를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마을주민들이 오랫동안 바라던 일을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시 등의 지원으로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병표 제주시 명월리장은 “도내 곳곳에서 나온 특산품을 판매하는 등 앞으로 명월국민학교를 언제나 문이 열려 있는 학교로 운영해 마을사업의 성공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