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지켜야 할 농업유산, 제주밭담
제주가 지켜야 할 농업유산, 제주밭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28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돈.제주도농업기술원 농촌지도사

다음 달 7~13일 열리는 제주 국제감귤박람회에서 감귤역사관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 농업의 역사를 정리하는데 수집된 자료 전부를 감귤박람회 역사관에 수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를 기고를 통해 전하고자 한다.

우선 제주 밭담이다. 제주 밭담의 길이는 중국 만리장성(6400)보다 훨씬 긴 약 2210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만리장성은 그 시대 집권자의 부역에 의해 조성됐지만, 제주 밭담은 제주 선조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가족 단위 또는 제주만의 특색 있는 수눌음 공동체에 의해 쌓았다는 특징이 있어 역사적인 가치는 더욱더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역사적 기록으로 고려시대(12 34) 제주판관 김구의 권장으로 경계용 밭담을 쌓기 시작했다고 기록돼 있지만, 제주의 척박한 농업환경을 생각한다면 그 이전부터 밭담이 조성됐음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땅을 개간하면서 나온 돌을 이용해 담을 쌓아 동물과 바람을 막고 수분을 유지하는 등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제주 선조들의 애환이 담긴 특징이 있는 제주 밭담의 유래는 김구의 권장이 아니라 그 이전 제주 농업의 역사와 일맥상통할 수밖에 없다.

제주 밭담은 2013년 국가 중요 농어업유산으로 지정됐고, 2014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 밭담은 악조건의 제주 농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제주만의 독특한 농업유산이다. 또한 제주 섬의 빼어난 농업문화 경관으로 제주 농촌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대표 주자이며 1500년 넘도록 제주 농업을 지키는 수호신이기도 하다.

제주 농업의 역사와 맥락을 함께해 온 제주 밭담은 전 세계의 농업유산으로 제주가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자원인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