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할수록 '믿음'이 필요하다
불가능할수록 '믿음'이 필요하다
  • 김경호 기자
  • 승인 2018.10.26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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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왕자 ‘사막 연어낚시’ 프로젝트
신기루 비난 속 실현 일궈낸 에피소드
중요한 건 ‘신념’ 의미있는 메시지 던져
영화 스틸컷
'사막에서 연어낚시' 영화 스틸컷

새벽 찬바람에 이불을 끌어올리게 되는 10월이다.
가을바람이 억새 사이로 휘돌고 들판은 오색물감을 뿌려놓은 듯 신비로운 빛깔을 드러낸다.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슬픈 가요는 모두 내 얘기 같고, 무뚝뚝한 남성도 감성에 젖어들게 만드는 가을. ‘독서의 계절’을 맞아 우연히 서점에서 아마존 베스트셀러 ‘사막에서 연어낚시’를 보게 됐다. 늦은 감은 있지만 소설보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2014년에 이미 영화로 개봉 했다고 한다.

영화가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불가능이 없는 세상’이라는 점이다. 인간의 무한 상상력은 스크린으로 옮겨져서 시각화 되고, 때로는 ‘도가니법’처럼 사회적으로 큰 반향까지 일으키기도 한다.

영화 ‘사막에서 연어낚시’ 역시 이런 ‘불가능은 없다’는 영화적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중동의 대부호 세익 왕자는 더운 사막 예멘에 연어 낚시터를 세울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된다. 후손들이 이곳에서 일거리와 부를 창출해 잘 먹고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하지만 ‘사막에서 연어낚시’ 프로젝트는 그저 돈 많은 중동왕자의 취미  생활이며 이루지 못할 신기루라고 비난하는 반대 세력에 부딪히게 된다. 이런 가운데 중동왕자의 꿈을 진심으로 느낀 남자 주인공 어류학자 존 박사와 여자 주인공 투자 컨설턴트 해리엇이 적극적으로 도와 프로젝트를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영화는 담아내고 있다.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중동왕자의 재산을 관리해주는 컨설턴트 해리엇이 연어 낚시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영국 최고의 어류학자이자 양식장 전문가 존 박사에게 메일을 보내 접촉하기 시작한다. 메일을 받은 존 박사는 덥고 거친 사막에서 연어 낚시라는 황당하고도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계획에 내켜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요청까지 겹치면서 등에 떠밀려 프로젝트를 위해 중동으로 향하게 된다.

항상 규칙적인 생활만 하던 존 박사의 라이프 스타일이 연어 프로젝트로 인해 변하게 되면서 부인과의 사이도 삐걱거리기 시작하다가 결국 헤어지고 만다. 정치적인 문제까지 맞물려 일에 전념할 수밖에 없게 되고 알게 모르게 아름다운 컨설턴트 해리엇과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는데.

영화의 아쉬움이라면 제목과 소재가 주는 새로움과 호기심을 더 깊이 가져가지 못한 부분이다. 남녀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생각보다 깊게 들어와 로맨스 영화로 맞춰진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영화는 전체적으로 감성이 깃들어있는 잔잔한 드라마에 가깝다. 그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면 ‘힘찬 연어들처럼 힘찬 삶에 대한 의지’가 숨어있는 멋진 영화이기도 하다.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고 허황된 꿈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주인공은 무엇보다 믿음과 신념이 중요하다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믿음은 희망을 앞선다. 그리고 사랑보다 앞선다.”
“전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김경호 기자  soulfu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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