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가게 속출하는 거리, ‘자영업 대란’ 오나
빈 가게 속출하는 거리, ‘자영업 대란’ 오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2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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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다는 제주시 중앙로에는 임대 문의라는 팻말이 붙은 상가가 많다. 대로 뒤쪽 골목길 상가는 아예 오래 전부터 비어있는 곳이 수두룩하다. 몇 달째 가게 열어보겠다는 문의조차 없다고 한다. 구제주 중앙로와 묶어 제주시 최고 상권으로 꼽는 신제주 부근도 빈 가게가 보이기 시작한 지 오래다. 모든 경제지표는 이 공실률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자영업자가 어렵지 않은 적은 별로 없었지만, 이제는 차원이 다른 줄폐업’, ‘자영업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국세청이 유성엽 국회의원(민주평화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총 11479명이다. 2016(1965)보다 5%(514) 늘어났다. 폐업사업자 증가율이 세종시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주지역에서 개인사업을 운영하거나 휴업 중인 가동사업자 수는 매년 8000~9000명씩 증가하다 지난해는 10만명을 넘어섰다. 폐업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창업자 또한 증가한 때문이다.

폐업의 가장 큰 원인은 매출 부진이다. 여기다가 임대료·인건비 등 영업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경쟁업체의 난립으로 인해 매출이 더욱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또 자영업자 가운데 일자리난을 겪는 청년층·고령층 사업자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대출을 받아 창업한 경우가 많아 자칫 가계부채가 핵 폭발을 일으킬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 가계대출은 연말까지 1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8월 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인 14745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는 자영업 비중이 25%가 넘는다. 자영업이 무너지게 되면 서민 경제 모세혈관이 막히고 실업난과 고용 불안이 커진다.

특별한 비결이 없다.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밖에 없다. 규제 풀고, 노동·공공 개혁을 단행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야 투자가 살아나고, 소비가 늘어난다. 전체 경기가 살아나야 골목 가게도 장사가 된다.

보다 근본적인 자영업 대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일자리를 늘려 중·장년층이 자영업에 과도하게 쏠리는 것을 막는 일이다. 이것 역시 기업들이 마음 놓고 사업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보건·의료 분야 규제개혁이라도 이뤄지면 상당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 의욕을 꺾는 반()기업 정책을 폐기하고 신()산업 진입을 막는 걸림돌을 서둘러 치워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영업 과잉을 막아 자영업을 위기에서 건져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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