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PC방에 이어 ‘편의점 사태’ 오나
치킨집, PC방에 이어 ‘편의점 사태’ 오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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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제주지역에서 48곳의 편의점이 폐업했다. 이는 지난해 폐업점포(25)보다도 두 배 가까이(92%) 늘어난 것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폐업점포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들의 안타까운 폐업 뒤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수지(收支)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점포 개설이 숨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편의점이 196개소가 늘어나고 25곳이 폐업해 제주지역의 편의점 폐업률(개업점포 수 대비 폐업점포 수)12.8%였다.

올해 들어 8월 말 현재까지 편의점 85개소가 개업을 하고, 48곳이 폐업을 했으니 폐업률이 56.5%로 치솟았다. 편의점 열 곳이 문을 열면 5~6개소가 문을 닫고 있다는 얘기다.

빚을 내거나 퇴직금으로 개업을 했는데 근처에 다른 편의점이 많아 예상했던 것만큼 장사가 안된다. 심야에 손님이 없거나 몸이 아파도 24시간 의무영업 규정 때문에 문을 닫지 못하고 쉴 틈이 없다. 매출의 상당액을 가맹점 로열티와 수수료로 내야 하니 힘들게 장사했댔자 월세와 인건비도 못 건진다. 적자가 나서 폐업을 하고 싶어도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물리는 몇천 만원의 위약금 때문에 어쩌지도 못한다.

지금 제주지역 1030여 곳 편의점 점주들의 초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 업체의 상반기 수익률은 모두 3% 미만에 그쳤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씨유)GS25는 각각 2.9%, 2.7%, 3위 업체 세븐일레븐은 1%에 그쳤다. 미니스톱은 1% 미만이며, 이마트2422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각도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고 있으나 해법이 쉽지 않다.

편의점은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큰돈이나 특별한 기술 없이도 운영이 가능해 자영업을 하려는 이들이 쉽게 뛰어드는 분야다. 1인 가구 증가로 도시락 수요 등이 늘면서 편의점 성장 잠재력에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퇴직자를 중심으로 창업 수요가 많아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편의점이 급증한 이유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20·30대 젊은 층의 창업도 늘었다.

한 쪽에서는 점포가 문을 열고 또 한쪽에서는 문을 닫으면서 편의점이 자영업자의 무덤이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편의점 증가로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최저임금 인상, 경기침체 등은 점주들의 목을 조이는 직격탄이 됐다. 이제는 점주가 자신의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다.

이런 판국에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가 금리 인상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 되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치킨집, PC방에 이어 편의점이 중산층 몰락의 새로운 경로가 되지 않도록 창업자도 상권분석과 창업 준비에 더 신중해야겠지만 정부도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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