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온라인 도박’ 대책 서둘러야
청소년 ‘온라인 도박’ 대책 서둘러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0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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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온라인 불법 도박 문제가 심각하다. 도박 중독으로 추정되는 청소년이 수백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성행하기 시작한 온라인 불법 도박이 청소년층으로 확대된 것이다.

합법 사행산업과 달리 온라인 불법 도박은 연령 제한 등 뚜렷한 규제가 없어 청소년들이 중독에 빠져들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게임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청소년들이 처음 접하는 불법 도박 게임은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등 일종의 놀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고교생들의 말을 들어 보면 같은 반 학생 중 상당수가 인터넷 도박을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도박이 일상화되면서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박 자금을 빌려주는 고리 사채업자까지 생겨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고등학생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고 폭리를 취한 혐의(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고모씨(20) 5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도내 고등학교 재학생 29명에게 급전을 빌려주고 낮게는 1304에서 높게는 8526의 이자를 받는 등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등학생들이 인터넷 게임, 스포츠 도박 등으로 급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용해 SNS에 급전을 빌려준다는 광고까지 게재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주센터가 올해 도내 중·고등학생의 도박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그 실상은 더 충격적이다.

고등학생 328명 중 11.88(위험군 7.31, 문제군 4.57)가 도박 중독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중학생 671명 중에서는 5.36(위험군 4.91, 문제군 0.45)가 도박 문제를 겪었다.

10대 청소년들이 탐닉하는 인터넷 도박은 주로 불법 스포츠 토토와 사다리 게임 등이다. 이들 도박 사이트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무방비 노출돼 있다. 그런데도 별도의 성인 인증이 필요 없을 뿐만 아니라 가입 절차도 통장만 있으면 간단하다. 특히 SNS 상에는 인기 게시물에 인터넷 도박을 광고하는 댓글이 많이 달려 링크만 클릭하면 바로 도박 사이트로 접속된다. 돈을 잃은 청소년들이 사기 등 2차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급속도로 팽창하는 불법 도박 시장에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 도박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마저 쉽지 않다. 청소년들이 도박 중독에 이르지 않도록 정확한 실태 파악과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가정에서의 관심에서 시작돼야 한다.

인성을 피폐하게 만드는 도박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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