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관광상품
럭셔리 관광상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10.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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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럭셔리 관광상품에 대한 인식이 전세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에는 럭셔리 관광하면 초호화 관광이라는 인식 하에 최고급 명품 쇼핑에 초호화 숙박 및 교통 등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소득이 높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특징이 변화하고 있다. 우선 제품소비형럭셔리 시장 성장보다는 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경험소비형럭셔리 시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즉 물건을 구매하기 보다는 체험을 구매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럭셔리 관광시장 규모도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독일에서 개최된 국제관광박람회(ITB)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럭셔리 관광객 규모를 약 4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관광시장의 숫자로 따지면 4.2%를 차지하지만 이들의 지출비용은 약224조원에 달하면서 전세계 관광시장 지출비용의 약 18.3%를 점유하고 있다.

럭셔리 관광상품의 주요 특징과 흐름을 보면 선호하는 숙박형태의 경우 특급 호텔을 제치고 규모는 작지만 톡특하고 개성있는 부티크 형태의 소규모 럭셔리 호텔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럭셔리 관광상품을 기획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획일화된 상품보다는 개인의 캐릭터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요인이 핵심이 되고 있다.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여행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품 제작 전문성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는데 영역별로 특화된 여행 코디네이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전문 코디네이터와 같은 인력 확보가 시장 진출에 중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고품질의 고가 여행상품을 타겟으로 하는 아베크롬비앤켄트사의 회사 대표인 죠프리 켄트는 평소 고객들을 항상 최고의 장소로 모실 것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데 럭셔리 관광은 관광 일정에 따라 그냥 명소에 데려다 주기만 하는 일반 패키지 여행과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한다.

그는 럭셔리 상품 기획 당시 상품이 잘 팔릴 지는 확신 못했다뚜껑을 열고 보니 소득은 엄청 높은데 시간이 없는 부자들이 무척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그들에게 이 상품은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멋진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럭셔리 관광상품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되는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 토키(TOKI)’라는 콘텐츠 제공 여행전문 벤처기업은 외국인 부유층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본의 장인정신인 모노츠쿠리를 경험는 럭셔리 관광상품을 내놓았다.

전통 다도에서부터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된 가이세키 요리 만들기, 그리고 일본의 대표 도예가 겸 미식가였던 로산진(魯山人)’의 가마에서 도자기 굽기 등의 상품을 내놓았는데 새로운 문화를 단순히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 개개인이 일본 장인들과 상호작용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데 핵심포인트가 있는 것이었다.

올해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ILTM(International Luxury Travel Market)에는 46개국 참여했는데 비즈니스 미팅 횟수만 3만회에 달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ILTM 주최 측은 행사 말미 뉴럭셔리 시대를 선언하면서 럭셔리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알렸는데 특급 호텔과 크루즈 등의 기존 럭셔리 대신 체험을 위주로 하는 스몰 럭셔리 형태의 체험 럭셔리가 대세임을 강조했다.

제주지역의 경우 아직 럭셔리 관광상품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 듯하다. 하지만 질적인 관광을 표방하면서 좀더 부가가치 높은 관광객 유치를 원한다면 럭셔리 관광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상품을 기획·제작하고 해외시장에 판매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전문가 육성과 확보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제주형 럭셔리 관광상품의 영역은 역사, 문화, 건축, 무속신앙, 음식 등 모든 분야에 걸칠 수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가 럭셔리 관광상품의 가이드가 돼 관광객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면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우리도 빠르게 성장하는 국제 럭셔리 관광시장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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