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이란 기둥 위에 서다
청렴이란 기둥 위에 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9.2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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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민.제주시 경제일자리과

외할머니가 살아 생전 즐겨 찾던 절에는 오래된 고풍스런 탑이 있다. 외할머니는 그 탑을 참 좋아하셨다고 한다. 아마 고생스런 젊은 시절, 비바람에도 우직하게 제자리에서 맞아주는 탑을 보며 위안을 얻으신 듯하다.

우리는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고 있다. 다변하는 사회 속에서 행정의 역할과 역량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초석이 다져졌을 때 그 위로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그 일의 가장 기본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 또한 행정의 기본 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밑바탕은 바로 청렴이라고 생각한다. 태풍이 불었을 때 가장 강한 건물은 휘어지는 건물이라고 한다. 다만 이러한 유연성을 지닌 건물일지라도 그 밑바탕이 튼튼할 때 다시 본모습을 찾고 가장 오래 서 있을 수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는 만큼 시민들은 공무원이 다각적이고 유연성 있는 사고로 더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가치를 수행해 내길 기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유연성 또한 기본 원칙과 청렴의 토대 위에서 실현될 수 있다.

오랜 시간 어떠한 사람의 염원이 되고, 표본이 되는 탑을 쌓을 때 그 밑바탕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 쉽게 허물어질 뿐이다. 즉 행정이란 탑을 쌓을 때 기본 원칙과 청렴이 밑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쉽게 무너져 내릴 뿐이며 또한 이미 기울어진 것을 애써 세우려 할 때 오히려 그 모습은 점점 더 기괴해 질 것이다.

국어사전 상의 청렴의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은 단순히 사전적 의미가 아닌 규범 준수, 과정의 투명성 및 공정성, 책임 의식 등 다양한 의미일 것이다. 많은 공직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외할머니의 마음을 다독여 준 그 절에는 수십년간 우직하게 자리를 지킨 탑이 있다. 필자 또한 청렴이란 기둥 위에 모든 이가 의지하고 바라볼 수 있는 행정의 우직한 탑을 만들어 가고 싶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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