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다를 보아라. 구럼비 해안에 돌찔레가 보이느냐. 너희들 어머니시다. 범섬 너머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느냐. 너희들 아버지시다.” -신경림 시인 '강정의 아이들이게 中-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되고 있는 ‘해군기지’와 관련, 이로 인해 약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화한 마을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사진전이 마련됐다.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등은 오는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서귀포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강정기록전-적, 저 바다를 보아라'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전시 주제인 ‘적, 저 바다를 보아라’ 중에서 ‘적’은 어떤 상태가 진행되고 있음을 뜻하는 의존명사다. ‘저 바다를 보아라’는 신경림 시인의 ‘강정의 아이들에게서’에서 인용했다.
전시에서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3000여일의 시간 동안 강정마을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카메라 앵글에 담은 작품, 강정 앞바다의 수중환경을 담은 사진 등 모두 60여점과 영상 3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작가는 김진수·김흥구·노순택·송동효·양동규·이우기·조성봉씨, 그리고 캘리그라퍼 이강인씨다.
관련 전시는 서울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내달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요기가표현갤러리에서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9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어진 강정마을의 시간은 뚫을 수 없는 벽안에 갇혀, 더 이상의 어떠한 접근도 하락되지 않는 듯 하다”며 “이번 전시는 봉인되어버린 시간, 접근할 수 없는 장벽 너머의 공간을 바라보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24일 오후3시. 문의 010-7128-0610.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