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아군 구분치 못하는 상황인지
적·아군 구분치 못하는 상황인지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8.09.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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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는 ‘욱일기’가 제주에 온다는 얘기로 전국이 시끄럽다.

해군에 따르면 오는 10월 10일~14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는 일본을 비롯해 14개국 21척의 외국 군함과 45개국 대표단이 참가한다.

문제는 이 기간에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욱일기를 달고 온다는 점이다.

욱일기는 1870년대 일본 제국주의 육군의 군기로 공식 채택됐고 1889년에 해군도 군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1940년대 태평양전쟁에는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우며 ‘대동아기’로 불리기도 했다.

이처럼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한 것과 달리 일본은 종전 이후 1952년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를 창설하고 다시 사용했다.

우리에게 욱일기는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떠오르게 한다.

그런만큼 이를 반대하는 국민청원도 빗발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게시글 수십개가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며 우리에겐 아픔과 치욕스러운 역사를 떠오르게 한다”라며 “일본은 위안부나 독도 문제에 대해 아직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그런 욱일기가 제주도에 입항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군 국제관함식을 추진하는 군 당국은 “이해해달라”라고 당부하고 나서 도대체 어느 나라 군대인지 헷갈린다.

축구 등 국제 스포츠 경기에 등장한 욱일기의 경우 벌금의 대상이 되거나 징계 요청이 있던 점과 너무 다른 모습이다.

우리 군이 주관하고 세계 해군을 초청하는 해군 축제의 장에 국민이 싫다는 전범기를 달고 오는 일본 해군이 꼭 필요한지 다시금 생각해 볼 일이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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