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수형생존인 "70년 고통...재심 통해 살아 생전 명예회복되길"
제주4.3 수형생존인 "70년 고통...재심 통해 살아 생전 명예회복되길"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9.0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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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법원이 제주4ㆍ3사건 당시 군법회의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한 수형생존인들에 대해 재심 결정을 내린 가운데(본지 9월 4일자 1ㆍ4면 보도) 4.3생존수형인들이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제주4ㆍ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이하 도민연대)와 생존수형인 및 가족들은 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70년 세월 고통의 무게만큼 절실하게 환영합니다’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재심 청구인 가운데 양근방, 박동수, 양일화, 조병태, 오영종, 오희춘, 김평국 등 생존수형인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박동수 할아버지가 대표로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4ㆍ3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 의해 찢기고 망가진 세월의 억울함을 이제서라도 풀 수 있는 길이 열려 감격을 멈출 수가 없다”라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은 죄인을 처벌하는 것만 아니라 국가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한 사람ㄷ르을 지켜내기도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기본 이념을 들어 우리들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이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법원의 결정은 앞으로 4ㆍ3 해결과정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며 “2530명 수형인명부에 등재된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 청구인들은 너무 많은 나이이다. 1년 5개월에 일는 재심 청구 재판 기간동안에 거동조차 못 할 분들이 늘어가고 있다”라며 “우리들이 살아 생전에 기대하는 결말을 볼 수 있도록 빠른 진행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양근방 할아버지는 “우리는 70년을 고통 속에서 악몽 같은 세월을 살아왔다”라며 “재심청구 결과가 얼마나 기쁜 지 모른다. 도민들이 우리를 많이 성원해서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고마움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법정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는 “재심 개시가 됐지만 청구인 분들의 나이가 90이 넘으셨다. 이 분들이 원하는 것은 무죄이다”라며 “빨리 좋은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제주지방검찰청에서 즉시 항고를 하지 않고 3일 이뤄진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이 돼서 이 분들이 재판을 받으시고 연내에 무죄 판단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양동윤 도민연대 대표도 “억울한 누명을 씼는게 곧 4ㆍ3문제 해결의 근본이다”라며 “4ㆍ3 특별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 진실된 진상규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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