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억울한 옥살이' 18명 명예회복 이뤄지나
제주4.3 '억울한 옥살이' 18명 명예회복 이뤄지나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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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제주4·3사건 당시 군법회의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억울한 옥살이를 한 4·3생존수형인에 대한 재심청구가 받아진 가운데 4·3 평화공원을 찾은 방문객이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를 보고 있다. 임창덕 기자
3일 제주4·3사건 당시 군법회의에서 실형을 선고 받아 억울한 옥살이를 한 4·3생존수형인에 대한 재심청구가 받아진 가운데 4·3 평화공원을 찾은 방문객이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를 보고 있다. 임창덕 기자

제주4ㆍ3사건 당시 군법회의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한 수형생존인들에 대한 재심 결정은 당시 정당한 사법절차 없이 이뤄진 군법회의의 부당성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인들의 명예회복의 단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제갈창 부장판사)는 3일 4ㆍ3 생존 수형인 18명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재심 청구사건에 대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특히 이번 재심 개시 결정은 판결문이 없는 사건에 대한 사실 상 첫 재심 청구를 법원이 받았들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2017년 4월 19일 4ㆍ3 수형인 18명은 불법 군사재판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4ㆍ3 재심청구서를 제주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2월 5일 열린 첫 심문에서 “현재 판결문만 없을 뿐 수형인 명부 등을 통해 수형 사실이 확인되고 있으며, 과거 불법적 공권력에 의해 재판에 준하는 결정에 따라 불법구금 등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라며 “4ㆍ3 진상조사와 생존자 진수 등을 통해 당시 위법성이 인정되므로 판결문의 유무를 떠나 사법부가 적극적인 재심 판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재심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핵심 쟁점은 청구의 근거가 되는 기소장과 공판조서, 판결문 등 입증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군법회의 유일한 자료를 정부기록보존소가 소장하고 있는 수형인 명부였다. 이를 제외하면 재판과 관련한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는 상황이다.

당시 군법회의의 근거가 된 국방경비법 제81조, 83조에는 소송기록의 작성과 보존의무를 명시하고 있지만, 공판조서와 예심조사서는 빠졌고 판결문 역시 작성되지 않았다.

청구인들의 법률 대리인들은 재심 결정을 위한 재판 과정에서 제주4ㆍ3 당시 불법감금 된 사람들에게 형 집행을 요구하는 군(軍) 공문서를 제시하며 재판부를 설득했다.

군법회의 형벌 확정자의 집행 지휘 방법을 지시한 검찰의 문서도 발굴해 제출하는 등 재심 결정의 근거를 꾸준히 발굴해 왔다.

재판부는 3일 재심 결정을 내리면서 청구인들에 대한 공소장이나 공판기록, 판결문이 존재하지 않지만 당시 군법회의가 재심청구인들의 재판권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죄의 확정 판결을 위해서는 당시 사법기관의 판단이 있었고 이에 따라 청구인들이 교도소에 구금됐다고 인정된다”라며“청구인들에 대한 불법구금 내지 가혹행위는 구 형법 제194조가 정한 특별공무원직권남용죄에 해당되므로 재심사유가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지 70년 만에 다시 재판정에 서게 되는 4ㆍ3 수형인들에게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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