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콘텐츠에서 희망을 본다-그리스 탐방기(2)
문화 콘텐츠에서 희망을 본다-그리스 탐방기(2)
  • 제주일보
  • 승인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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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실 전 제주시장

카페를 하다가 인근에 문화재가 발굴되면 온전히 그 땅을 나라에 내놓고, 지하철 공사 중에도 불편함을 감수하며 선조들의 자그만 흔적까지도 보존하기 위해 모두를 중지시키는 일들.

문화유산을 지키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었다.

그 모습에서 희망의 새싹을 볼 수가 있었다. 문화의 강국이 되는 힘은 여기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으로 이어지는 절대주의에서 합리주의의 사상적 탄생을 만들어낸 인문학의 고장. 그러나 그들은 우리도 경험했던 강대국들의 지배와 그 위기의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이다.

·서양 모든 사람들이 교과서에서 배우고 현재는 다양한 문명자락의 이름들로 그리스 신화는 되살아나고 있다.

시문학, 의학 등의 아버지라 할 만큼 그들의 신화 속에서 위대한 이야기들은 오늘도 나를 감동시키고 있다.

나는 얼마 전까지 제주시 행정을 맡아 다양한 고민을 해오면서 과연 우리의 이 생태적 삶의 문화는 언제까지 지속될까하는 생각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만일 자연과의 협동과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 지속가능한 미래는 이어질 것인가? 자연과 인문자원이 적절한 조화를 탄생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인가?

긴 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고 오면서 도시는 무엇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책을 끈질기게 읽어 내렸다.

도시는 사람들이 만들고 있지만, 또 도시는 사람들의 격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에 나 역시 극렬하게 공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리스 아테네는 그 속에서 생활한 사람들이 만들었고 그 인문자원들은 지금 현재를 영위하는 그 지역 사람들이 가꿔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낙서로 뒤범벅이 되고 풀죽은 그들의 모습 속에서 3만달러 시대를 살았다고 하는 삶의 흔적들을 찾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우리와 같은 자원순환형 사회로 가는 폐기물 분리 배출 등 미래를 위한 노력들을 찾아볼 수가 없어 격조 있는 삶의 모습에서 후퇴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땅 속에 묻혀있는 많은 유적과 유물 등의 문화자원들이 앞으로 또 천년을 잘 살아난다면 다시금 황금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을 볼 수가 있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강한 의지가 있기에 희망의 미래는 요원하지 않을 것이다.

견주어 보면 우리가 겪고 있는 문화 정체성의 혼란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위기의 문으로 들어서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위기는 서서히 진행돼 순간 삶의 근간을 흔들어 버린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할 때 위기는 소리 없이 찾아온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금 누리는 풍요 속에서 우리가 땀흘려 지켜내야 할 것을 불편으로 여겨선 안 된다. 매 순간 불편의 속성에 대한 지혜로운 진단의 요구되고 있다.

그리스를 가는 도중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경유했다.

치열한 더위 속에서 바닷물을 담수화한 조금은 짠 물을 먹고 쓸 뿐만 아니라 목타는 꽃들이며, 바싹 마른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내가 무슨 복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이 아름다운 제주특별자치도민이란 말인가하는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아직은 지구 상에 최고로 맛있는 물을 마시고 있고 완전히 정화된 물로 오늘도 샤워를 하고 있다. 그리고 길가에 꽃이나 들판에 나무들이며 온갖 생물체들이 넘쳐 섬을 푸르게 하고 있다.

이 감사한 자연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가 우선시 돼야 하겠다는 마음이다.

조금만 더 지혜를 함께해서 인문자원을 도시 속에 담아내고 제주만의 정신이 오롯이 담긴 문화 콘텐츠를 창안해 채워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잠기며 그리스인들의 문화적 유산 속에서 희망을 다시금 느껴본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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