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신도시 개발 '뜨거운 감자'
제주공항 신도시 개발 '뜨거운 감자'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8.07.1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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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호마을 주민들, 이주계획에 “형평성 어긋나” 반발
주거지 이전·개발 방식 등 놓고 마찰 예상, 논란 커질 듯

 

제주국제공항 주변지역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기본구상안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공항 주변 대규모 주거지·학교 조성 방안 등에 대한 실효성 논란에 이어 일부 지역주민 이전 및 개발방식 문제 등을 놓고 마찰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면 이주지역인 다호마을 주민들이 형평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는 데다 아직 주민 여론수렴 절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진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2, 13일 제주공항 주변지역 개발구상안 해당지역인 월성·신성·다호·명신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제성마을 설명회는 16일 열린다.

주민들은 제주도가 삼안과 제이피엠엔지니어링에 의뢰해 수립한 제주공항 주변지역 개발 구상 및 기본계획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특히 다호마을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마을 전체가 상업·의료·숙박시설 등의 개발부지로 예정돼 함께 살아온 59가구(125) 주민들 모두 이주시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주민 고석진씨(57)신성·제성·명신마을 등은 개발예정지에서 모두 제외됐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다호마을은 주민이 몇 명 남지 않으니 포함시켜 이주 계획을 세운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기본계획에 지역성, 공공성은 전혀 보이지 않고 주민들이 참여하는 사업도 없다상업시설, 호텔을 짓겠다고 하는 것은 제주도가 헐값에 마을 땅을 사서 땅 장사를 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홍상필씨(53)어릴 적 공항 활주로 확장 때문에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이주했는데 제주도가 토지를 헐값으로 가져가고 마을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남은 다호마을 주민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고 농사짓는 분들도 있는데 주거지 이전만 하면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고 생계 문제를 지적했다.

다른 주민들도 공항으로 인한 소음과 고도 제한 등으로 피해를 받았는데 또 이주를 시키겠다는 것이냐”, “주민들 의견은 제대로 묻지도 않고 계획을 세웠다는 등 목소리를 높이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아 대응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답변에 나선 제주도 관계자는 기본구상안일 뿐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다호마을회 차원에서 전체 의견을 모아 개발예정지에서 빼달라고 하면 충분히 다시 검토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한편 월성마을, 신성마을 등에서는 주변지역 개발로 인한 상대적 소외 문제와 교통난 발생 우려 등을 언급하면서 용도지역 변경 및 연결도로 개설 등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처럼 개발 계획안에 따라 마을별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자칫 지역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오는 18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도민 공청회를 열고 제주공항 주변개발 기본구상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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