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에게 바란다: 제주 민주주의와 협치의 반석이 되기를
도지사에게 바란다: 제주 민주주의와 협치의 반석이 되기를
  • 제주일보
  • 승인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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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논설위원

 

대의기구는 언제나 시민의 축소판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선거제도는 도의회가 지역구의 의견을 대표할 뿐 여성, 장애인, 이주민, 노인과 청년, 신생 정치세력 등 지역에 산재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선거제도의 불공정성으로 인해 지난 자치단체 선거에서 제주에서 18.1%(의석수로 환산하면 8, 9)를 득표한 한국당은 겨우 2석을 확보했고, 4.9%(의석수로 환산하면 2, 3)를 득표한 녹색당은 도의회 의석을 1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반대로 54.3%의 지지를 받은 민주당은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종교, 출신지역, 출신계급, , 취향 등으로 다양한 도민들이 자신의 요구를 도정에 반영시킬 수 없다면 어떻게 도민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겠는가?

제주의 통합을 원하는 원희룡 지사는 선거제도를 개선하는데 무엇보다도 먼저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감사원이나 감사위원회는 ‘3권 분립의 원리에 따라 의회의 산하에 있거나 독립된 기관으로 되어야 행정부나 집행부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의회 산하에 감사원을 두고 있다. 원 지사도 이러한 점을 알고 이전부터 감사위원회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감사위원회에 온전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그리고 의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감사위원회를 의회 산하에 두는 것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재 언론은 민주사회의 제4부에 해당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언론은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에 의해 큰 타격을 입었다. 전두환 정권은 일제시절 시행되었던 11사제를 실시해서 서울에 10, 지방에 10개의 신문만을 허용했다. 몇몇 신문사들은 엄청난 특혜를 받으며 자본과 인력, 시장을 독점할 수 있었고 그 폐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대형 신문사들이 아직까지 전횡을 휘두르는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역 언론인들이 정열과 애향심으로 일궜던 많은 지역 신문사들이 재정난에 빠져 지역 유지나 사업가에게 팔려 나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기 쉽다. 살아남은 신문사들 역시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광고를 따기 위해 지역 정부나 기업의 눈치를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바꾸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의 몫이 된다. 따라서 지역 신문에 대해 유료 구독자 수(종이신문)나 방문자 수 등(인터넷신문)에 따라 공정하게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서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언론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자치에 기여하고 있는 많은 시민사회단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회원들이 내는 회비에 따라 시민단체를 지원한다면 정말 제주도민들에게 신뢰받고 있는 시민단체들을 가려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착실히 활동해 온 시민단체가 장기적 전망 속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그 활동가들이 역량을 더욱 키워 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것은 지역의 협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제주에서 대중교통수단을 강화하는 교통체계 개편은 필요한 것이었다. 원 지사는 지난 임기 말에 선거에서의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바람직한 선택을 했다. 그런 진심이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것, 감사위원회를 도의회 산하기구로 하는 것, 지역 언론과 시민단체에 대해 공정한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과제다. 당장에 지지를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지라도 제주의 장기적인 민주적 발전과 협치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용기 있고 지혜로운 선택을 통해 원 지사가 제주도 민주주의와 협치의 반석을 마련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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