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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제주산·국내산 재료로 만들어진 김치의 참맛을 국내에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세계로 퍼뜨리고 있는 김치 제조업체가 있다.
‘내가 먹지 않는 음식은 팔지도 않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20년 넘게 실천하고 있는 남현김치(대표 고성수).
돈을 주고 사먹는 김치가 생소했던 1990년대 후반, 남현김치는 청정 제주산 원재료에 주목했다.
배추는 반드시 속이 꽉 찬 ‘A급’을 엄선했고 김치에 들어가는 부재료 역시 검증에 검증을 거쳤다.
최고의 김치를 만들려는 남현김치의 노력은 결국 ‘소비자들이 먼저 찾는 김치’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제주 첫 포장 김치 판매
남현김치의 시작은 1997년 서귀포에서 자란 배추를 판매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 침체로 배추 소비가 줄면서 앞날을 걱정하던 고성수 대표(53)는 김치 소량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처 팔지 못하고 남은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고 입맛이 까다로운 상인과 소비자들을 날마다 찾아다니며 판촉 활동을 벌였다.
당시만 해도 사먹는 김치가 생소했던 때였기에 원재료 관리와 김치 맛에 더욱 공을 들였다. 여기에 적은 용량의 포장 김치가 바쁜 직장인 등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남현김치는 점차 성장곡선을 그려갔다.
고 대표는 “하루 20~30㎏ 밖에 못 팔았던 적이 있었지만 더욱 철저하게 위생을 관리하고 품질에 신경 썼다”며 “그 결과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에 입점하게 됐고 다양한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남현김치가 각인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먼저 찾는 김치
남현김치의 주력 제품은 포기 김치다. 매출의 90% 이상이 포기 김치에서 나오는 데 맛의 비결은 철저한 원재료 관리다. 제주시 오라동에 있는 남현김치 원자재 창고는 배추 상태를 최상급으로 유지할 수 있는 온도인 0.9도가 상시 유지되고 있다.
배추는 서귀포시 지역에서 계약 재배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고 대표는 수시로 밭에 들러서 배추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이른바 ‘물배추’는 취급하지 않는다.
봄 나들이, 여름휴가철 등 포장 김치 수요가 높을 땐 하루 평균 배추 2000∼3000포기가 김치로 만들어진다. 남현김치는 포기 김치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혀 김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JQ 인증을 받은 김치 제품만 해도 포기 김치, 알타리 김치, 열무 김치, 파김치, 부추 김치 등 10여 가지에 달한다. 남현김치를 향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제6회 김치 품평회’대상 수상의 쾌거로 이어지기도 했다.
▲추억을 담그는 글로벌 김치제조 업체로
남현김치에서 만들어진 10여 가지 제품은 도내 최고급 호텔과 골프장, 학교, 관공서 등에 공급되고 있다. 다른 지역의 대형마트, 온라인 판매 등도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남현김치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추억이 담긴 김치를 선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요즘 남현김치에는 “아이들과 김치를 만들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없나요?”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김치가 건강·발효 식품으로 각광받고 제주에 다양한 내·외국인 관광객이 찾으면서 새로운 체험을 원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남현김치는 현재 1층 매장을 내년에 2층으로 증축한다. 이곳은 가족 단위 관광객 등이 김치를 직접 만들고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꾸며진다.
▲고성수 남현김치 대표 인터뷰
“우리가 먹을 건데 검증되지 않은 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죠.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국내산 원재료를 고집하는 건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철칙입니다.”
남현김치가 추구하는 김치의 맛은 국내산 배추를 비롯한 우리 농산물의 맛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는 것이다.
고성수 대표는 “지역 별로 국내 배추 생산 시기가 달라서 그때 그때 최고급 배추를 들여오고 있다”며 “이밖에 마늘, 멸치액젓, 생강, 양파, 부추, 파, 알타리, 열무는 100% 제주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산 원재료는 중국산 등과 비교했을 때 상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남현김치를 찾는 이유 역시 원재료에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대한민국 대표 음식인 김치에도 트렌드가 있다”며 “저염 김치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등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다양해 지면서 남현김치가 나아가야 할 길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변화무쌍한 문화 속에서도 대한민국 대표 식품인 김치가 가야할 길은 믿을 수 있는 위생과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김치를 오랫동안 만드는 게 저와 직원들의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