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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제주
[메이드 인 제주] 8. 에코소랑
“특별한 사람들이 만든 특별한 제주의 맛”
2018. 10. 29 by 고경호 기자

제주의 자연이 ‘특별한 사람’들의 손을 거쳐 ‘특별한 맛’으로 변신하고 있다. 제주의 땅에서 자란 건강한 농산물에 시간과 정성이라는 재료로만 맛을 내는 사회복지법인 정혜원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에코소랑(대표 박경숙·이하 에코소랑)은 장애인의 권리와 사회적 자립이라는 가치를 지키며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 전통방식으로 발효

에코소랑에서 판매하는 백년초 발효과실원, 매실 발효과실원, 감귤 발효과실원은 모두 제주의 전통방식으로 숙성시킨 건강식품이다.

에코소랑은 물기를 없앤 항아리에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백년초, 매실, 감귤을 원물 그대로 넣고 적당한 빛과 바람, 그늘 등 자연의 힘을 더해 발효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나 화학 첨가물을 통해 빠르게 숙성시키지 않고 1~3년간 천천히 시간을 들여 숙성하면서 깊은 맛을 내고 있다.

박경숙 대표는 “숙성기간동안 매일 항아리를 닦고 정기적으로 뚜껑을 열어 발효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라며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맛을 선사하고 싶어서 음악도 들려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 장애인 일자리 창출

에코소랑이 발효과실원을 생산하는 목적은 이윤 추구가 아닌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유지다.

지난 2009년 ‘특별한 능력에 날개를 달다’를 비전으로 한라산 중턱에 터전을 잡은 에코소랑은 현재 발달 및 지적장애인 40여명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핸드타올과 미용화장지, 냅킨 등 친환경화장지를 생산하던 에코소랑은 10년, 20년 후 미래까지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기반을 닦기 위해 식품 산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2010년부터 허브를 심고 재배한 후 상품화시키는 전 과정을 훈련했다. 수년간 허브 잎을 한 잎, 한 잎 손으로 수확해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식품 생산에 필요한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고 얘기했다.

▲ 확실한 차별성으로 공략

경제적 자립을 위한 장애인과 에코소랑의 노력은 지난 2013년 발효과실원 생산으로 결실을 맺었다.

제주의 자연에서 자란 농산물을 항아리에 넣어 정성으로 발효시킨 발효과실원은 기업 등 대형 식품회사에서 생산해내는 제품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갖추고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제주도로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우수 제품 품질인증(이하 JQ)’을 획득,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장애인의 권리와 사회적 자립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아름다운 동행에 큰 힘을 얻었다.

박 대표는 “전통 방식으로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제대로 만든 발효과실원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사회복지기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라며 “장애인의 권리와 사회적 자립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건강하고 바른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겠다”라고 얘기했다.

인터뷰 / 박경숙 에코소랑 대표

“적정 생산 적정 판매로 장애인 복지 실현”

“장애인들이 질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박경숙 에코소랑 대표는 장애인들에게 최고의 복지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 대표는 “발효과실원을 한 번 맛본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많이 생산해서 많이 팔라고 걱정어린 조언을 한다”라며 “에코소랑의 목표는 보다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이기 때문에 적정 생산, 적정 판매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대부분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지만 타 지역의 경우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장경제에 내몰려 있는 곳이 많다”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박 대표는 “장애인들은 훈련과 교육을 통해 배운 원칙을 그대로 고수하기 때문에 보다 더 위생적이고 정직한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라며 “장애인들이 본인이 갖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환경이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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