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공공수장고, 내실 운영 '과제'

학예사 1명 배치...추가 인력 필요 운송비 부담에 작품 이관 저조 도립미술관 운영권 이양도 난항 "내년 예산 반영과 조직개편 검토 중"

2019-06-12     김나영 기자
제주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 공공수장고가 지난 4일부터 본격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인력 충원과 작품 운송, 운영주체 결정 등에서 문제점이 노출돼 내실 운영이 요구되고 있다.

▲ 학예사 1명…인력 충원 시급

제주도는 12일 공공수장고 전담 학예사 1명을 첫 배치했다. 하지만 향후 소장품 보관뿐만 아니라 연구와 보존수복, 다목적실 운영 등의 역할을 맡게 될 공공수장고의 운영을 위해선 추가 인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도내 한 학예사는 “1명만으로 수장고를 운영할 수 없다. 수장고가 작품 보관 기능뿐 아니라 훼손된 작품과 유물을 복원하는 기능까지 수행키 위해선 팀 정도는 꾸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에 채용된 학예사를 중심으로 보존수복 등에 필요한 장비와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내년도 예산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도내 무진동 차량 부재…미술관 작품 이관 주저

현재 도내 공공 미술관 수장고 수장율이 평균 80%에 다다라 포화상태에 다다랐지만 막상 공공수장고로의 작품 이관을 주저하고 있는 미술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관 전후로 공공수장고에 작품 이관을 신청한 기관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문예회관, 도 총무과 등 4곳이며 작품은 수장 가능량의 20%수준인 330건에 그쳤다. 

작품을 이관치 않은 대부분 미술관들은 작품 운송 시 미술관과 공공수장고 간 운송비와 작품 훼손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운송비는 현재 도내에 무진동 차량이 없어 매번 작품을 맡기고 되찾아올 때마다 편도 500만~600만원을 들여 타 지역 운송업체에 용역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도내 한 학예사는 “미술품 훼손 방지를 위해 무진동차량이 필요한데 공공수장고에서 작품을 가져올 때마다 들 과대한 운송비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공공수장고 관계자는 “도에서도 무진동 차량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음 해 예산계획 수립 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공수장고, 제주도립미술관이 맡나

제주도는 공공수장고에 각 기관이 이관 신청을 한 미술품 330건에 대한 이관 완료 이후 빠른 시일 안에 제주도립미술관으로의 운영권 이양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립미술관은 현재 학예 인력이 3~4명으로 추가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 이상 미술관을 건사하기도 힘든 구조라 공공수장고를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술관은 현재 대형 행사인 제주비엔날레까지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를 대표하는 도립미술관이 운영 주체가 되는 게 맞다고 본다"며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인력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