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벗어나지 못하는 월드컵 경기장
적자 벗어나지 못하는 월드컵 경기장
  • 뉴제주일보
  • 승인 2015.11.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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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주 월드컵경기장에 한라산과 서귀포 남쪽 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대관람차를 설치 운영하겠다는 제안서가 제주 유나이티드 축구팀에 의해 제출돼 또다시 월드컵 경기장 운영에 대한 문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알다시피 서귀포시 법환동에 위치한 월드컵 경기장은 2002년에 한.일 월드컵경기를 앞두고 건설된 제주 유일의 축구전용경기장이다. 당시 제주도비 345억 원과 체육진흥기금 285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1125억 원이 투입됐다. 총 관람인원 4만2256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건설된 경기장은 월드컵이 개최됐던 그해에 두 차례의 태풍피해를 입었다. 지붕막이 파손돼 3만5657명의 관람석으로 축소됐다. 월드컵 대회를 위해 지어진 축구장이었지만 월드컵 경기를 치른 것은 3게임이 고작이었다. 한국대표팀 경기는 2001년 미국 국가대표팀과 치른 평가전이 전부였다.

이로부터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경기장에 대한 운영문제가 서귀포시의 숙제가 됐다. 경기장을 관리 운영하는 데에만 매년 3~4억 원의 적자가 나는 애물단지로 변했다. 서귀포시는 경기장 진입광장을 정비하고 우레탄으로 농구코트를 새로 조성했다.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운동기구를 설치하고 K리그 프로축구팀인 제주 유나이티드 FC의 홈구장으로 제공했다. 또 6개 입주업체들로부터 얻는 임대료는 연 1억2000만 원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은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당시 전국에 건설된 월드컵 경기장 대부분이 적자이다.

물론 제주 월드컵 경기장은 수익만을 놓고 따질 문제가 아니다. 체육시설은 공익적인 측면이 크다. 도서관 등 문화시설들도 수익보다 지역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채워주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최영근 연구원은 지난 7월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 대한 운영방안에서 여러 가지 안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경기장을 제주 FC구단에 위탁관리토록 하거나 가칭 체육시설관리공단 설립 운영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는 원칙적인 방안일 뿐 아직 구체적인 실천계획은 수립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다고 그냥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서울을 비롯한 수원 광주 전주 등의 월드컵 경기장들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사례들을 꼼꼼히 보고 배움으로써 제주에서도 흑자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귀포시장 등 관련부서 책임자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년 관리운영비 형태로 적자폭이나 메워주는 안일한 생각을 가져서는 월드컵 경기장의 활성화는 요원하다. 건립 당시에 들어간 막대한 건설비와 혈세를 생각한다면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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