궃은 날씨 뚫고 강스매싱...탄성·환호 교차
궃은 날씨 뚫고 강스매싱...탄성·환호 교차
  • 고선호. 정용기 기자
  • 승인 2018.07.01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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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눈높이컵·제 18회 제주일보기 배드민턴 대회 이모저모
사진 왼쪽부터 이상순 전 서귀포시장, 오정훈 국장, 양진혁, 외국 출신 참가자 치넨 미호. <임창덕 기자>

[제주일보=고선호.정용기 기자] 2018 눈높이컵·제18회 제주일보기 배드민턴 대회가 열리고 있는 제주복합체육관은 도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 걸맞게 응원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궂은 날씨에도 대회 참가자들의 가족과 친구 등은 체육관을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번 대회에 도내 총 58개 클럽 소속 선수 986명이 참가해 열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응원단은 가족과 동료의 선전을 기원하며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코트에서는 연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경기들이 이어졌고, 관중들은 좌석에 앉아있지 못하고 너도나도 일어서서 선수들을 응원하며 ‘굿 샷’, ‘나이스’, ‘파이팅’을 외쳤다.

경기에 출전한 남편 고영찬씨(46·신제주클럽)를 응원하러 온 이정미씨(46)는 “남편이 몸이 좋지 않았는데 배드민턴으로 조금씩 건강을 관리하면서 몇 년 만에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며 “노력한 만큼 값진 승리를 얻을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탤까 해서 응원을 왔다”고 말했다.

 

최고령 참가자 고경진(왼쪽), 김홍준 <임창덕 기자>

최고령자 복식 듀오 2연패 달성

○…최고령 복식 듀오가 20대 참가자 못지않은 투지와 열정을 발휘하면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번 대회 남자부 최고령자인 김홍준씨(삼다클럽·67)는 남자복식 65세 이상 경기에 참가해 클럽 동료 고경진씨(66)와 호흡을 맞추며 완성도 높은 경기 운영으로 시합을 리드해 나갔다.

경기 중반 들어 점수가 1~2점까지 좁혀졌지만 김씨는 위기 때마다 결정적인 스매싱을 날리며 상대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이들은 우승 확정 후 “65세 이상 참가자가 별로 없어 다양한 경기를 해보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대회에 참가해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외국인 출전선수 눈길 끌어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 출신 치넨 미호씨(35·엄지클럽)는 “배드민턴을 통해 낯선 타지 생활에서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어 최고”라며 엄지를 세웠다.

미호씨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제주로 이주한 후 혼자 이런저런 운동을 즐기다가 1년 전쯤 집 근처에 배드민턴 클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망설임 없이 가입했다.

미호씨는 배드민턴 클럽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운동하고 대화도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간다고 강조했다. 미호씨는 “제주에 저 같은 외국인 이주민이 많아지고 있는데 생활체육 클럽이나 동호회에 가입해 이웃을 만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며 “대회 성적을 떠나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입문 3개월 만에 본선 진출 기염

○…배드민턴을 접한 지 3개월 만에 제주일보기 배드민턴대회에 출전한 ‘새내기 선수’가 생애 첫 승리를 만끽한 데 이어 본선 진출까지 이뤄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구남클럽 양진혁씨(41)는 이번 대회 40대부 남자복식조 초보급 경기에 나서 생애 첫 승과 함께 본선 진출권을 따내며 상위급 승급을 위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구남클럽 창단과 함께 배드민턴을 시작한 양씨는 “지인들과 함께 건강한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배드민턴을 치게 됐다”며 “도내 최고 실력자들이 총출동하는 제주일보배 배드민턴 대회에서 첫 승과 함께 본선 진출이라는 큰 선물을 받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압도적인 운동량이 배드민턴의 최고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양씨는 “경기 한 번에 옷이 땀에 다 젖을 정도로 힘들지만 날로 건강해짐을 느낀다”며 “앞으로 배드민턴의 매력에 푹 빠져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전·현직 고위공무원도 강 스매싱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행정시 수장에서 생활체육인으로 돌아온 이상순 전 서귀포시장이 배드민턴 라켓을 손에 쥐고 도민들과 호흡을 나눴다.

온 가족이 건강을 위해 13년간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는 이 전 시장은 공직생활을 마친 후 생활체육인으로서의 첫 활동으로 제주일보기 배드민턴대회를 선택했다.

이 전 시장은 “배드민턴을 사랑하고 즐기는 도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라서 더욱 뜻 깊다”며 “상대방과 셔틀콕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큰 희열을 느낀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도정 교통행정 책임자인 오정훈 제주특별자치도 교통항공국장(57·서귀포88클럽)도 이번 대회에 출전해 쌓인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냈다.

오 국장은 배드민턴 생활체육 경력만 30년이 넘는 베테랑으로, 배드민턴은 건강관리에 그만이라며 예찬론을 폈다.

그는 “우승이란 목표를 버릴 수는 없지만 항상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들과 즐기고 건강을 관리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셔틀콕 주시하는 ‘매의 눈’

○…이번 대회는 심판진의 물 흐르는 듯한 경기 관리와 공명정대한 판정을 통해 명실 공히 도민들의 셔틀콕 대잔치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제주도배드민턴협회 심판위원회(위원장 고군철) 소속을 비롯해 다른 분과위 소속 심판 30여 명은 매의 눈과 같은 날카로운 판정과 깔끔한 게임 진행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들 심판은 네트 위를 오가는 셔틀콕을 주시하며 선수들 간의 작은 트러블도 없을 정도로 공정한 판정을 내려 경기력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고군철 위원장은 “시합 전 사전 미팅을 갖고 심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규정 준수와 공정한 판정을 반복적으로 교육했다”며 “인·아웃 판정, 폴트 상황 등 선수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는 판정에 대해 명확하고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는 등 매끄러운 경기 운영에 주안점을 두고 대회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선호. 정용기 기자  andhong@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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