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 양립할 수 있는 대책 강화해야
일과 가정 양립할 수 있는 대책 강화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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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는 전국에서 맞벌이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지역의 전체 부부 14만8000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9만1000가구로 61.7%를 차지했다. (2017년 10월 기준) 10가구 중 6가구가 부부 맞벌이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수치이며 전국 평균 44.6%와 비교할 때 무려 17.1%포인트나 높은 수치이다.

맞벌이 부부는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전체 부부 가운데 맞벌이 부부 비중이 2016년 61.2%이었다가 2017년에 0.5%포인트 상승했다.

문제는 우리의 현실이 이런 맞벌이 부부가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데 있다.

통계청의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가 출산하고서 두 사람 모두 직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또 일을 하는 여성의 평균 출생아 수가 안 하는 여성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하는 여성들이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출산을 기피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통계청이 2013년 11월 1일부터 1년 사이 혼인 신고한 뒤 2015년 11월 1일까지 혼인을 유지하고 있는 전국의 초혼 부부 23만5000쌍의 출산·경제활동·주택소유 등을 분석한 내용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많이 낳은 부부일수록 맞벌이 비중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일·가정 양립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낳으면 맞벌이조차 못하는 실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작금의 우리 여성들은 출산을 하면 직업을 유지하기 힘든 사회의 굴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당장 우리가 직면한 국가적 과제이다. 정부당국이 수년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당국은 일을 계속하는 여성들의 평균 출생아 수가 더 낮다는 점을 직시하고 저출산 해소를 위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대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출산 때문에 여성들이 직장을 떠나는 현실이 지속되는 한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대한민국의 맞벌이 부부는 자녀를 키우면서 커리어를 ‘사수’하기까지 모두 4개의 절벽을 넘어야 한다. 육아휴직부터 종일형 어린이집, 오전 중 수업이 끝나는 유치원, 4·5교시에 끝나는 초등학교까지다.

요즘 정형외과에 가면 손자·손녀를 돌보다 어깨나 팔을 다쳐 찾아오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이런 실정을 그대로 두고 저출산을 막겠다는 것은 빈말일 뿐이다. 맞벌이 부부 고통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지 않는 한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생각을 절대 돌려놓을 수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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