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난세에서 탄생한다
‘영웅’은 난세에서 탄생한다
  • 김경호 기자
  • 승인 2018.06.2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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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난세의 소용돌이 속 영웅들의 고뇌 무협영화 새 지평 연 ‘역대급’ 역작
영화 스틸컷

영화 속 무술 장면은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 중력을 무시한 듯한 몸짓은 안무에 따라 춤을 추는 무용수들처럼 말이 아닌 몸동작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무술과 춤은 공통점이 많다.

과거 홍콩 무협 영화의 명가 쇼브라더스, 골든하베스트 같은 영화 제작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장철 감독과 왕우 주연의 '돌아온 외팔이', 유가량 감독의 '소림36방', 원화평 감독과 성룡 주연의 '취권', ‘사형도수’ 등의 무협 영화들은 중국 영화의 독보적인 콘텐츠가 됐다.

“무술은 음악이다”. 서로 다른듯하나 최고의 경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통한다고 또 다른 해석을 내놓은 세계 3대 영화제(칸느, 베를린, 베니스)를 모두 석권한 중국 대표 감독 장예모의 역대 최고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액션 무협대작이 바로 ‘영웅(英雄)’ 이다.

이 한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그는 더 나아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개막식과 폐막식의 총감독을 맡았고, 명실공히 중화권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한다.

영화는 피와 살육의 춘추전국시대, 난세의 소용돌이 속 천하통일을 앞둔 진나라 황제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무술 고수들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끊임없이 내리는 빗물, 빗물 사이를 타고 흐르는 아름다운 현의 울림과 검과 창을 내려놓은 두 영웅은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기고.

특히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은모장천(견자단)과 무명(이연걸)의 대결은 무협영화의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둘은 몇 합의 검을 겨룬 뒤 다시 대치해 서서 눈먼 악사에게 음악을 청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대결에 돌입하는데 시종일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이연걸과 견자단이 보여주는 무술 대결이다.

무술 액션의 양대 산맥과도 같은 두 배우의 액션은 진정한 고수들의 싸움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이연걸은 북경체육학교에서 다양한 무술을 섭렵한 소림무술의 고수로 그의 무술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견자단은 무술인 가족 출신이다. 어머니가 태극권의 고수이며 누이들 또한 무술계에서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킥복싱, 레슬링, 주짓수 등 다양한 격투기를 섭렵했다. 그의 액션은 강하고 빠른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영웅’은 장예모 감독 특유의 뛰어난 영상미와 예술로 승화한 액션 동작 하나하나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역대급 무협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연걸, 견자단, 양조위, 장만옥, 장쯔이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열연과 환상적인 결투 장면은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영화 말미 진시황에 대한 해석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영화 속 무술 고수들이 희생을 감수하면서 인정한 그들의 '영웅'이 누구인지 직접 영화를 보고 판단 해보길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영웅이란 바로 무술 같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써 나서고 사람들을 지키는 것, 그게 바로 서민들에게 진정 필요한 영웅이 아닐까? 최근에, 선거가 끝나고 제주도지사가 새로 당선 됐다.

과연 ‘무술 같은 영웅’이 될까? 우리는 그저 지켜 볼 뿐이다.

김경호 기자  soulfu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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