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학여행지 인기회복, 더더욱 안전이다
제주 수학여행지 인기회복, 더더욱 안전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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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먹고 살기가 사실상 삶이 전부였던 과거 한때 여행은 ‘사치재’였다. 여행이라고 해봐야 자신의 다니고 있는 학교 인근 오름 또는 해안가를 찾는 소풍이 사실상 여행의 전부였던 때가 있었다. 삶의 수준이 다소 나아지면서 수학여행이 생겨났고, 수학여행은 가족의 품을 떠나 우리 자연과 국토를 체험하고 호연지기를 기를 드문 기회가 됐다. 이후 수학여행은 당연히 가야 할 학교 수업 과정의 일부가 됐다. 일부 학교는 수학여행 지역으로 해외를 찾기도 했다. 그런데도 제주는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 자리를 지켰다.

그런 제주 수학여행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다름 아닌 세월호 참사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0여 명이 사망, 실종됐다. 세월호에는 당시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4명이 탑승,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이 참사로 수학여행 자체가 전면 중단되는 상황까지 전개됐다.

우여곡절 끝에 수학여행이 재개됐지만, 회복까진 긴 시간이 소요됐다. 제주가 또다시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 위상을 회복하는 것 같다. 실제 제주도관광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찾은 수학여행단은 16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7000명)보다 10%(1만4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주를 찾은 수학여행단은 2013년 33만명에서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그해 10만1000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연간 14만~15만명 대를 유지하다 올 들어 16만명 대를 넘어섰다

제주 처지에서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제주를 찾아오는 수학여행 학생들은 제주에 무궁무진한 미래 관광 수요층이다. 이들이 성인이 되면 개인 또는 가족, 단체 등의 형태로 제주를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보증수표인 셈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속된 표현으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한편에선 요즘에는 여행 기회가 많아져 굳이 수학여행을 갈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그래도 역시 수학여행은 일반 여행과는 다르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공부에 찌든 일상으로부터의 ‘합법적 해방공간’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학여행에선 학생들이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한번 사고가 나면 규모가 커지게 된다. 따라서 수학여행에선 안전문제가 최우선이다. 따라서 수학여행엔 첫째도 안전이요, 둘째도 안전이요, 셋째도 안전이라는 꼬리표가 따른다. 지금도 수학여행을 떠나는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늘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지방정부인 제주도를 비롯한 관계 당국과 관련 업계는 수학여행단 안전 확보에 단 한 순간의 빈틈도 생겨선 안 된다. 한순간의 빈틈에 훅 갈 수 있는 게 수학여행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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