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과 틀린 것의 차이
다른 것과 틀린 것의 차이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6.20 11: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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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봉철 기자] 최근 제주에서 중동인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내전을 피해 고국을 떠난 예멘인들이 대거 무사증 제도를 이용해 제주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슬람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예멘인들을 마주치는 제주인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머나먼 이국땅까지 찾은 이들을 바라보는 측은지심과 낯선 이슬람인들에 대한 알 수 없는 공포까지 뒤섞여 있다.

지난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마련한 취업설명회에서 만난 예멘인들은 상당수 젊은 남성이었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으로 고국에서 생활하던 이들은 전쟁을 피해 제주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전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가족과 친척, 이웃들이 숨지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

그리고 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고국을 탈출, 말레이시아 등을 거쳐 제주를 찾았다.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개로 나뉜다.

성범죄가 많아지고, IS 테러범이 섞여있을 수 있다는 우려와 불안감이 그 한가지다.

나머지 하나는 제주4·3사건 때 죽음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갔던 제주도민, 일제강점기 중국과 러시아로 망명했던 독립투사, 한국전쟁 당시 제주로 온 피난민 등과 예멘인들이 처한 상황이 전혀 다르지 않아 인도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2016년 9월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난민 문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를 지목했다.

재일동포, 파독 광부와 간호사, 중동 건설노동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해외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외국인이자 이방인이다.

낯선 땅에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예멘인들에게는 생계의 어려움도 힘들지만 그들을 기피하는 시선(제노포비아)이 제일 무섭고 힘들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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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18-06-20 12:42:00
우리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한국전쟁이 발생했는데 징집되면 혹시 모를 죽을게 걱정되 조국과 부모, 형제, 처자식을 버리고 다른 나라에 도망가겠는가?
나라면 내 조국과 내 부모,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죽을수 있을지라도 싸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