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인 '인도적 수용'-'사회갈등 우려' 시각차
예멘인 '인도적 수용'-'사회갈등 우려' 시각차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8.06.1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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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은 난민의 날 上> 우리나라 난민정책 중대 기로
무사증으로 입국한 예맨 난민들은 18일 오후 취업 및 생계지원 신청 접수하기 하기 위해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에 대기 하고 있다. <임창덕 기자>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올 들어 제주무사증을 통해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 500여 명이 난민 신청을 했다. 2013년 우리나라에서 난민법이 시행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이자 집단 난민신청은 처음으로, 우리나라 난민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이에 제주일보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나라 난민정책과 향후 과제 등을 2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내전을 피해 고국을 탈출한 예멘인들이 무사증제도를 이용해 제주로 대거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난민정책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전쟁과 재난 등을 이유로 자국을 떠나 제3국으로 향하는 난민이 늘면서 2013년 난민법이 제정·시행된 우리나라에서도 난민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제주지역 난민 신청은 2015년 227명, 2016년 295명, 2017년 31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난민신청자의 대부분은 종교적 이유로 신청한 중국인이 대부분이었으나 올해는 내전을 피해 입국한 예멘인 신청자만 지난 15일 현재 549명에 달하고 있다.

예멘인 난민신청자는 2015년 말까지 없었으나 2016년 7명, 지난해 42명이었다.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은 내전을 피해 모국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탈출했다가, 체류기한 연장이 안 되자 비자 없이 30일간 체류가 가능한 제주로 몰려왔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은 이들에 대한 의료·생계 지원을 촉구했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제주지역 일자리 부족 업종에서 예멘 난민 신청자의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마련한 취업설명회에서 만난 감단 알파라피(22)는 “예멘 남서부 타이즈 주에서 정부군과 이슬람 반군이 탱크 포격전을 벌이는 것을 목격하며 생활하다가 지난해 10월 이슬람반군의 강제징집을 피해 말레이시아로 탈출했다”며 “이후 6개월을 머물다가 지난달 제주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무시하고 욕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제주는 모든 사람이 친절하고 우리를 사람으로 대접해 줬다”며 “하지만 물가가 비싸 갖고 있던 450달러를 모두 쓴 상태여서 일자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다수 예멘인들은 내전을 피해 고국을 떠나 떠돌이생활을 하다가 2012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독자적인 난민법을 제정해 난민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난민으로 인한 사회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팽팽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난민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는 지적이다.

2017년 예멘을 탈출한 한 예멘인은 “전쟁 때문에 고국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가족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만나지 못하고 있다”며 “내가 제주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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