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북미-새로운 역사’
메이드 인 ‘북미-새로운 역사’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8.06.15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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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그 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방송화면너머 두 정상을 지켜봤다. 입가엔 옅은 미소를 띠고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두 정상이 악수할 때의 환한 표정은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됐다. 청와대 풀기자단으로 순서에 맞춰 여러차례 국무회의를 지켜봤지만 이날처럼 긴장되긴 오랜만이었다.

북미 두 정상이 과연 어떤 합의를 이뤄낼까, 분단 73년간 적대관계로 살아온 두 정상을 그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중재한 문 대통령의 심경은 어떠할까. 지난해 7월 독일에서 베를린구상을 발표한 뒤 불과 3개월전까지만 해도 북미는 전쟁같은 거친 말폭탄 세례를 주고받았다.

어렵게 중재한 북미회담을 돌연 취소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격발언, 거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위기를 돌파낸 문 대통령과 변화된 논평으로 대화의지를 보이며 협상의 물꼬를 튼 김정은 위원장. 다시 생각해도 엄청난 일들의 연속이었다.

북미가 한반도분단 73년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우리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무릇 북한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닌듯하다. 북미정상회담 뒤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미국 주류언론들의 거칠고 날선 질문들이 앞날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뿐이다. 73년 분단세월 동안 가지 못했던 길이다. 지금은 북미가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등 두 정상의 약속이행이 되도록 지지할 때다. 어렵게 만들어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할 때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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