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고용정책은 시대적 과제다
중장년층 고용정책은 시대적 과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0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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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요즘 조문을 가면 고인의 나이가 90세 전후인 경우가 흔하다.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음을 실감한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壽命)은 일찌감치 팔순을 넘어섰다. 남성이 82세, 여성은 그보다 많은 86세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장수 시대의 뒷편에는 한창 일할 나이인 50대에 직장을 떠난 뒤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로 인해 중장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의 몫까지 넘봐야 하는 세대 간 경쟁사회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제주특별자치도가 시행하는 노사발전재단 제주중장년 일자리희망센터의 ‘중장년 취업지원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이 사업은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50세가 넘어 퇴직하는 중장년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이 자신의 경력과 노하우를 살려 재취업할 수 있도록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업주가 만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면 정부로부터 월 4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55세 이상 64세 미만 퇴직자의 수는 꾸준히 늘어 2016년 423만명, 지난해 2017년에는 440만 명에 다다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중장년층이 일할만한 공간과 일자리의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젊은이들에게 밀려난 단순 노무직이나 청소, 경비, 판매 등이 고작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사업은 중장년층 취업의 현실성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중장년층이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냥 소일하기보다는 일하면서 노년을 지내겠다는 나름의 각오도 한 몫한다.

중장년층은 열정 또한 젊은이들 못지않다. 채용만 되면 얼마든지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준비된’ 인력인 셈이다.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일자리가 없어 헤매는 것이다. 이런 인력들이 사장된다면 국가적으로도 지역사회적으로도 낭비다.

지난해 8월 국회예산정책처의 ‘60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 특징 및 시사점’ 분석에 따르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2012년 311만명 수준에서 2017년 2분기 기준 425만명으로 최근 5년여 만에 114만명이나 증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2017년 8월 기준)도 보면 전체 비임금근로자 685만7000명 중 60세 이상이 201만2000명으로 29.3%를 차지한다.

이 같은 현실을 생각할 때 중장년 구직자 및 고용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대책을 마련하고 고용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때다. 일자리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정부와 제주도, 기업이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더 적극 나서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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