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뛰는 물가,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0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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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생필품·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 데 이어 채소류 등 필수 식재료 가격도 치솟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공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1.6% 올랐다. 부산지역(1.9%)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12로 지난달에 비해 0.4% 상승했다. 이 같은 지난달 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국 평균 0.1%에 비해 0.3%포인트 높은 수치로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가운데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4월 상승세로 전환한 후 두 달 연속 상승세다. 특히 농축수산물의 경우 지난달 대비 0.7%,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2% 상승하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04.74로 지난달 대비 0.5%,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4% 각각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시금치(23.2%)를 비롯해 무(16.5%)와 돼지고기(16.3%)가 크게 뛰고, 혼합음료(7.9%) 등 20개 품목이 올랐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660.28원으로 2015년 6월 이후 3년 만에 1660원대를 넘어섰다. 경유 가격 역시 이날 ℓ당 1468.09원으로 2014년 12월 1471.62원을 기록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계절적으로 식품물가가 오르는 여름철을 목전에 둔 데다 최근 70달러 선까지 상승한 국제유가가 불안한 변수다.

언제 물가 교란 요인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하반기 중에는 공공요금도 인상될 예정이어서 가계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외식비 상승이 식재료 원가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 가까운 5.5%에 달했던 만큼 틀린 해석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런 정부의 진단이 너무 안일해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의 외식 및 서비스물가 오름세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세금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국민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실제 물가지수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조사한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상승률 수준)은 2.5%로 실제 물가지수보다 0.9%포인트 높았다. 물가상승 원인 및 체감물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올바른 대책도 나올 수 있다.

물가는 흔히 ‘경제의 체온계’로 불린다. 특히 먹거리 물가는 서민가계와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제주도가 원재료 가격만 탓하며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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