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가능한 ‘민생공약’ 찾는 지혜 짜낼 때
실현가능한 ‘민생공약’ 찾는 지혜 짜낼 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6.04 1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지방선거가 불과 1주일 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적지 않은 유권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물론 모든 유권자가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장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전이 시작된 후 지난 2일 처음 열린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만난 홍신기씨(51). 이곳에서 20여 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그는 “예전에는 선거 때면 시장이 시끌벅적했는데 요즘은 선거 얘기를 잘 안하는 편”이라며 “서민의 현실을 속속들이 살피는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달라진 오일장의 선거판이다.

할머니장터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윤정순씨(82·조천읍)는 “유세 때는 다들 잘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당선되면 해주는 게 뭐냐”며 불신을 보인 뒤 “도민으로서 투표는 하겠지만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고 토로했다. 또 이날 오일시장을 찾은 한영희씨(48·노형동)는 “다들 투표는 하겠다고 하지만 선거 자체에 별 관심 없다”며 “주차·교통 문제 같은 생활 불편사항이 곳곳에 많다. 후보들은 몸소 느껴보고 서민들의 삶에 더 가까운 정책들을 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제주시 오일장에는 제주도지사 및 제주도교육감, 제주도의원 후보들까지 총출동해 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제주시 오일장에서 만난 이들 유권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저마다 다양한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큰 정치이슈 등에 밀려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숨은 보석처럼 알찬 공약들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결국 유권자들이 이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 이는 각 후보들이 내건 공약을 냉정하게 따지는 일로 이어진다. 어느 선거나 그렇지만 실속 없는 공약의 남발은 어제 오늘의 선거풍토가 아니다. 선거의 중요성이 그렇듯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현혹하는 수단도 교묘해 졌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가 달리 있는게 아니다.

‘지방선거임에도 지역이 안 보인다’는 불만이 무성하다. 중앙정치 논리에 지방의 이슈가 눌려 있는 탓이다. 지방선거는 무엇보다 지방인 제주가 우선돼야 한다. 손은 바다건너 먼 곳을 가리키면서 정작 제주를 위해 일하겠다고 외치는 것은 도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제주는 지금 중대한 변혁기를 맞고 있다. 급격한 개방으로 상징되는 제주의 변혁은 모든 분야에서 제주사회에 많은 생채기를 남겼고, 이는 제주가 극복해야 할 목전의 과제가 됐다. 그런 과제를 풀어나갈 후보를 선택하는 게 선거다. 때문에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선거다. 최악을 피해야하기 때문이다. 민생으로 상징되는 자신의 삶과 밀접한 실현가능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를 찾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의 당연한 의무다. 민주주의가 거저 오는 게 아닌 이유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