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으로 떠나는 추억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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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호 기자
  • 승인 2018.06.01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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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주크박스 뮤지컬’ 탄생 ‘뮤지컬 영화’
1960년대 미국의 팝 역사를 바꾼 4인조 밴드 ‘포 시즌스’ 일대기 그려
영화 ‘저지보이즈’ 스틸컷.

예전에 ‘작은 술집(Juke)’에서 선보였던 레코드 자동재생 상자(Box). 손님들이 동전을 넣고 싱글 음반에서 좋아하는 곡을 골라 음악을 듣는 장치다. 동전 몇 개로 다양한 노래를 듣고 춤을 추는 ‘주크박스(JukeBox)’는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미국인들이 대중적으로 음악을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주크박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인기곡에 스토리를 입힌 무대공연 작품 ‘주크박스 뮤지컬’로 진화했다. 1970~1980년대 세계 팝음악 차트를 휩쓸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 ‘허니 허니'(Honey Honey), ’댄싱 퀸‘(Dancing Queen), '아이 해브 어 드림'(I Have a dream) 등을 엮어 만든 영화 ‘맘마미아’가 대표작이다.

‘맘마미아’를 시작으로 주크박스 뮤지컬은 한 장르로 자리 잡은데 이어 이제는 영화 흥행을 위해 친숙한 음악과 영상을 조화시키는 제작자들에 의해 ‘뮤지컬 영화’로도 재탄생되고 있다.

이 같은 뮤지컬 영화 중 하나가 2014년작 ‘저지보이즈’(Jersey Boys)다. 1960년대 미국을 풍미했던 4인조 로큰롤 밴드 ‘포 시즌스’의 일대기를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작품을 세계적인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아 감동의 뮤지컬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는 뉴저지의 가난한 노동자에서 최고의 대스타가 되기까지 멤버 4명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은 매력적인 보컬을 가진 프랭키 발리의 높은 가성을 활용한 팔세토 창법으로 ‘Sherry’, ‘Big girls don’t cry‘, ’Walk like a man‘ 등 세 곡을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자신들의 미래와 미국의 팝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특히 포 시즌스는 당시 미국 음반시장을 공습한 영국의 비틀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미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너무 빨리 성공한 젊은 포 시즌스에게 갈등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

파티와 술 등으로 점점 헤퍼진 씀씀이로 빚은 늘어나 급기야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게 되면서 갈등은 극에 달하고, 해결점을 찾지 못한 멤버들은 결국 팀을 해체하고 만다. 리드싱어였던 프랭키 발리는 홀로 음악활동을 계속하지만 연인과 헤어진 후 멤버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쓸쓸함에 사무친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받은 곡이 아마도 가수는 몰라도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곡 ‘Can't take my eyes off you’ 다. 프랭키 발리가 1967년에 발표한 최고의 솔로 히트곡으로,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백 번 리메이크되고 광고와 영화 OST에 삽입될 정도로 생명력이 긴 노래이다.

영화는 세월이 지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서 ‘포 시즌스’가 소개되고 재회한 젊었을 적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이 불렀던 음악들을 추억하며 노래를 부르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들의 수많은 히트곡들이 영화를 수놓으면서 내내 아름다운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감동을 선사한다.

국내에는 아직 이렇다 할 뮤지컬 영화가 없지만, 가왕 조용필부터 얼마전 빌보트 차트1위를 한 방탄소년단(BTS)까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주옥같은 우리의 음악을 스크린에서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김경호 기자  soulful@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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