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과 인간의 나약함
청렴과 인간의 나약함
  • 뉴제주일보
  • 승인 2018.05.2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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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애.제주시 용담1동주민센터

[제주일보] ‘청렴’을 발음해보라. ‘청:념’ 입에 잘 달라붙지도 않고 우리 일상생활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지만 늦은 나이에 공직사회에 들어와서는 정말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말이다.

공무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원이 국민의 혈세에서 나오기에 반드시 청렴해야 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봐도 그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고 부정부패나 비리와 관계될 만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으며 간혹 신문지 상에서나 부정청탁 혐의로 불명예를 받는 몇 사례가 있을 뿐인데, 너무나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 덕목을 왜 이렇게 강조할까?

진지하게 생각한 나름의 결론은 ‘인간의 나약함’이었다. 공무원이든 아니든 우리 모두는 업무 상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공명정대하고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길 바라고 그렇게 실천해야 함을 잘 안다. 적어도 공직사회에 들어온 새내기들에게 청렴 의지와 기상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문제는 우리는 너무 나약해 처음의 다짐을 잊고 유혹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청렴교육을 간다 했을 때, 상사 한 분이 우스갯소리로 “야, 신규가 무슨 청렴교육을 받나? 더러울래야 더러울 수 없는 게 신규 아니냐?”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아마도 그 말은 초기의 기상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흐려지고 안정된 직위가 되면 청렴과 거리를 둘 수도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지 않을까 싶다. 끝까지 지켜내기 쉽지 않은 청렴의무이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덕목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 업무책상 유리 밑에는 자필 서명한 청렴서약서가 있다.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처음에 가졌던 청렴 의지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서는 매일 거울을 보며 단장을 하듯 청렴서약을 보며 자신과의 약속을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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