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은 제주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픔”
“4·3은 제주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아픔”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8.05.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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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학교·교육당국 4·3 관련 제주 방문 이어져…4·3 전국화 시동
청도 이서고 4·3 테마 수학여행 실시…경기도교육청 교원 평화·인권 연수
25일 오전 제주4.3 평화공원에서 경상북도 청도 소재 이서고등학교 학생 및 교원들이 4.3 영령들에 넋을 기렸다.

[제주일보=고선호 기자] “제주의 아픔은 곧 우리의 아픔이라고 생각해요. 4·3을 알리기 위해선 제대로 알 수 있는 교육과 활동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주4·3 70주년을 맞아 4·3에 대한 기억의 치유와 완전해결을 위해 전국각지의 교육현장의 발걸음이 제주를 향하고 있다.

경상북도 청도의 이서고등학교는 지난 23일부터 학생 160여 명과 교원들이 제주를 찾아 4·3 역사를 주제로 한 수학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4·3 평화공원에서 만난 이서고 학생들은 평화공원 내 위령탑에서 4·3 영령에 예를 갖추고 분향을 올렸다.

학생들은 평화공원 내 전시된 4·3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전시품을 둘러보며 당시의 참상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갔다.

2학년 김강욱 학생은 “평소 4·3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제 자신이 부끄럽다”며 “올해 4·3 70주년을 통해 여러 강연과 수업을 접하며 많이 알아가고 있다. 제주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강욱 학생과 함께 분향을 올린 이채은 학생은 “4·3은 더 이상 제주만의 역사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해결해야할 아픔이다”라며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 더 깊게 공감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서고는 올해 3월 개학기부터 4·3유족회 초청 강연 및 수업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면서 평화·인권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제주 수학여행에서는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등 세 가지 색을 담은 테마를 통해 제주가 자랑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제주인들의 삶, 제주의 역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정영순 이서고 교감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아갈 우리의 아이들이 아픔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이라며 “4·3은 대한민국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이며 함께 나눠야하는 아픔이다. 이를 이번 4·3 교육의 모토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제주도교육청은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원 70여 명을 초청, 4·3 평화공원 및 북촌 너븐숭이, 송악산 등 도내 4·3 유적지 일대를 탐방하는 ‘4·3 평화·인권교육 전국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이날 연수에는 평소 4·3에 대한 관심이 높거나 관련 교육을 진행해온 교원들을 비롯해 희생자 유족까지 다양한 교원들이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지평중학교 오성탁 교사는 4·3 당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 등 외가 일가친척들이 희생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오 교사는 “4·3교육에 대한 접근이 그동안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연수를 시작으로 한 명 한 명이 4·3을 알리는 매개체가 돼서 온전한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4·3의 전국화를 위해 올해 전국 교원 1000명을 시작으로 향후 10년 동안 전국 1만명의 교사가 4·3평화·인권교육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고선호 기자  shine7@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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